지관 스님 “어 청장 미워서가 아니라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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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청수 경찰청장의 사과 방문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던 불교 조계종의 태도가 누그러지는 분위기다.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11일 정례 오찬 기자간담회에서 어 청장과의 ‘옛 인연’을 언급했다. 지관 스님은 “1995년에 합천 해인사 주지를 맡을 때 어 청장이 합천경찰서장으로 발령이 났다. 그때 어 청장이 찾아와 동국대를 졸업했다며 교내 법당인 정각원에도 다녔다고 하더라”면서 “어 청장이 미워서 그만두라는 게 아니라 일부 고위 공직자들의 행태가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지관 스님은 “악연도 인연이라면 인연”이라고 덧붙여 여운을 남겼다.

‘경찰청장 사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이던 조계종 총무부장 원학 스님도 “불교 경전에 부모와 스승의 피를 흘리게 한 죄, 삼보(三寶, 불·법·승)에 대한 죄 등 다섯 가지 이외의 죄는 모두 용서하라고 했다”며 “용서하지 못할 일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어 청장의 사과 방식에 대해선 아쉬움을 밝혔다. 원학 스님은 “미리 연락을 주고 사전에 조율했더라면 좋았을 텐데”라고 말했다. 한 불교계 관계자는 “어 청장의 사과 방식이 불교적일 필요가 있다. 가령 조계사 대웅전에서 108배를 한 뒤 총무원장 스님의 답을 기다리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백성호·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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