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은 7일 양산실내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배 양산프로배구 남자부 결승전에서 2시간20분간의 혈투 끝에 삼성화재를 3-2로 꺾고 우승했다. 불꽃 승부에 4000여 관중은 넋을 잃고 몰입했다. 이긴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도, 진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도 “앞으로도 이런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고 입을 모을 만큼 아름다운 승부였다.
삼성화재 진영에 무려 28점을 꽂아 넣어 현대캐피탈의 우승을 이끈 박철우右가 강스파이크를 터뜨리고 있다. [양산=연합뉴스]
박철우는 지난해 월드리그 핀란드 원정 도중 기흉(폐에 공기가 차 통증을 느끼는 병)이 발병했다. 쉴 새 없이 뛰어야 하는 운동선수로서는 치명적이었다. 네 차례나 수술을 받을 만큼 상태가 좋지 않았다. 박철우는 자신이 제대로 뛸 수 없었던 지난해 팀이 컵대회와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무관에 그치는 것을 지켜봐야 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가슴에서 떼낸 태극마크였다. 박철우는 경북사대부고 졸업 후 대학을 거치지 않고 성인 무대로 직행할 만큼 각광받던 유망주였다. 그런 그가 기흉에 발목 잡혀 국가대표팀에서 밀려났다. 그의 자리를 대신한 문성민(독일 프리드리히샤펜)이 월드리그에서 펄펄 날며 해외로 진출했다. 그는 “(문)성민이가 월드리그에서 하는 것을 보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지난해보다 상태가 좋아지면서 출전시간이 늘었다. 경기 감각이 좋아지자 타점 높은 스파이크는 가공할 위력을 발휘했다. 이날 결승전에서 그는 29점을 기록했다. 삼성화재의 안젤코(30점)에게 1점밖에 뒤지지 않았다. 53.85%의 공격성공률도 놀라웠다.
한편 여자 결승전에서는 KT&G가 외국인 선수 마리안(20점)의 맹활약을 앞세워 도로공사를 3-0으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양산=장혜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