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 테러 7주년 앞두고 이라크 철군안 본격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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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호 17면

11일은 9·11 테러가 발생한 지 딱 7년이 되는 날이다. 9·11테러가 남긴 상처는 수없이 많지만 미국 주도의 이라크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점령은 현재진행형으로 남아있다. 특히 2003년 시작된 이라크전쟁에선 4000명 이상의 미군이 희생되고 1조 달러의 전비가 투입됐다. 이라크에는 현재 14만6000명의 미군이 주둔 중이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경제문제 못지않게 이라크전쟁을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오바마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16개월 안에 미군을 철군하겠다는 ‘조기 철군론’을 공약해 왔다. 2010년 여름을 대략적인 철군 시기로 제시한다. 그는 “이라크는 테러와의 전쟁의 중심전선이 아니다”며 “탈레반과 알카에다의 근거지는 아프간에서부터 파키스탄에 이르는 접경지역”이라고 주장한다.

이에 맞서 매케인은 “미군은 승리와 영예를 안고 이라크를 떠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라크전쟁에서의 완전한 승리를 주장하던 입장에서 한 걸음 물러난 것이다. 하지만 인기 없는 전쟁을 질질 끄는 것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이나 매케인 후보에게 크나큰 악재다. 대선을 두 달 앞둔 현재로선 ‘명예로운 퇴각’이 최선의 해법처럼 보인다. 이라크전쟁의 늪에 빠진 5년간 미국의 군사패권은 심각하게 상처를 입었다. 6일 파키스탄은 새 대통령으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 자르다리(53)를 선택했다. 하지만 향후 테러와의 전쟁에서 전진기지 역할을 할 파키스탄에서 미국의 힘은 제한적이다.

미 국방부는 내년 초부터 이라크 주둔 병력을 줄이는 대신 아프간 주둔군을 늘리는 병력 재배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5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부시 대통령에게 아프간 병력을 4500명 늘리고, 이라크에서 8000명의 병력을 빼내는 방안을 건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눈치를 보던 동맹국들도 발을 빼고 있다. 그루지야는 지난달 러시아의 침공을 받자 2000명의 병력을 철수시켰다. 폴란드(800명)는 10월까지 철군할 계획이다. 영국(4000명) 역시 철군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아프간에서의 군사적 공조를 다짐하고 있지만 친미 성향의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떠난 이후 그마저 여의치 않은 현실이다. 올 연말까지 자이툰부대(650명)를 유지할 한국도 슬슬 방향을 결정할 때가 됐다.



▶이번 주
●7일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중국 방문 기자회견 ●8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러시아·그루지야 방문 ●9일 석유수출국기구(OPEC) 총회(10일까지) ●12일 교황 베네딕토16세 프랑스 방문(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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