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소방본부 2001년까지 장비현대화계획 수립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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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고가 사다리차가 없어 화재진압을 벌이던 동료 소방관이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마음은 참담했습니다.』 소방관 경력 10개월의 속초소방서 교동파출소소속 박근석(朴根錫.29)소방사는 지난4월14일 당시 영랑파출소에서 함께 근무하던 최복규(崔福圭.당시29)소방사가 추락사한 악몽의 순간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16 굴절차가 구조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속초소방서가 단 1대 보유하고 있는 이 굴절차는 최고 5층밖에 올라갈 수없기 때문이었다.
崔소방사는 20여분간 매달려 구조를 외쳤으나 결국 시민들과 동료소방관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래로 추락,숨졌다.
강원도내 소방서의 화재진화및 인명구조장비의 후진성이 낳은 참사였다. 그나마 속초소방서에는 지난달1일 15층이상의 고층건물까지 도달할 수 있는 50짜리 고가사다리차가 배치됐다.
그러나 도내 18개 시.군중 10층이상 고층건물에 발생한 불을 끄고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32,35,50 고가사다리차가배치된 소방서는 춘천.원주.강릉.속초.영월.홍천등 6곳뿐.
동해.삼척.태백소방서에는 16굴절차 1대씩이 고작이다.영월.
홍천군을 제외한 나머지 9개 군지역은 지상에서 물을 뿌리는 펌프차밖에 없다.때문에 5층이상의 건물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속수무책이다.
80년대 후반부터 아파트 개발붐이 일면서 시.군까지 10층이상 고층건물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그러나 소방장비는 이 추세를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동해소방서는 궁여지책으로 고층건물의 화재에 대비,지난94년부터 15층짜리 고가사다리차를 보유하고 있는 극동이삿짐센터와 계약을 맺어 유사시에 사용토록 하고 있다.
강원도 소방본부 관계자는 『고가사다리차가 4억원을 호가하는 고가인데다 제작기간이 오래걸려 배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001년까지 장비현대화계획을 수립,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릉=홍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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