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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용천역 폭발 참사] 北-中 국경 단둥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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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 단둥=유광종 특파원

압록강을 가로질러 중국 단둥(丹東)과 북한 신의주를 연결하는 중조우의교(中朝友誼橋)는 대참사를 당한 용천과 바깥세상을 잇는 거의 유일한 통로다. 참사 5일째인 26일 오전부터 평소보다 많은 차량이 구호인력과 물자를 싣고 다리를 건너 북한으로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30분 국경이 열린 뒤 북한으로 간 차량은 오전에만 100대를 넘었다. "평소보다 20~30% 늘어난 통행량"이라고 검문소 직원이 말했다. 북한으로 향하는 화물차량에는 철근.슬레이트.스티로폼 등 건축자재와 의류.옷감 등이 많이 실려 있었다. 사과 상자를 가득 싣고 다롄(大連)에서 온 차량도 눈에 띄었다.

외국의 지원물자 가운데 가장 먼저 북한에 도착한 것은 중국 정부가 보낸 구호품이다. '중화인민공화국'이라 쓰인 플래카드를 단 화물차들이 25일 모포 2000장, 텐트 300개, 라면, 비스킷 등 50만위안(약 7500만원)상당의 물자를 싣고 용천으로 향했다. 중국 정부는 앞으로 철강재 300t을 포함, 트럭 300대 분량의 복구 자재를 무상 지원할 계획이다.

중국이 이처럼 지원에 적극적인 것은 혈맹임을 강조해 온 두 나라의 전통적인 우호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 국제사회를 향해 북한과의 특수관계를 과시하고, 인도주의를 중시한다는 이미지를 심으려는 의도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사고가 알려진 직후 후진타오(胡錦濤)국가주석 명의로 애도 전문을 보냈다. 또 사고발생 지역인 용천에 살고 있는 화교들이 피해를 본 것도 지원에 발벗고 나선 이유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한편 주중 북한 대사관 차량도 급히 북한 쪽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북한 외교관으로 보이는 사람은 기자들이 행선지를 묻자 "말 못해준다"며 급히 사라졌다. 단둥 현지 교민으로 구성된 한인회도 은행 계좌 2개를 개설해 모금활동에 나섰다.

단둥=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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