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국회 첫날부터 파행-본회의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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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5일 열린 15대 개원국회가 우려했던대로 볼썽사나운 모습으로일관한 채 아무런 수확없이 끝났다.여야는 시종 맞고함과 대화없는 힘의 시위끝에 당초 예정됐던 국회의장단 구성을 무산시켰다.
여야의원들은 당초 개회예정시간인 오전10시에 의사당으로 모여들었다.그러나 국민회의 박상천(朴相千)총무가 『원내대표의원 자격으로 40분간 의사진행발언을 하겠다』고 여당측에 요구하며 갈등이 증폭.
여당측은 『당초 합의사항에 없던 일』『40분간 의사진행발언을한 전례가 없다』고 맞서 고함으로 옥신각신,회의시작이 1시간30분이나 지연.
결국 여당측에서 『여당1명,야당2명에 한해 간단히 의사진행 발언을 한다』는 안을 수용,최고령인 자민련 김허남(金許南.76)의장직무대행이 입장하며 회의가 시작.
박상천 총무와 민주당 조중연(趙重衍)의원은 『의장선거안건은 7대때를 제외하고는 여야합의가 오랜 관행으로 여야 합의때까지 선출을 연기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단독으로 선출된 의장은 향후 2년간 대접해줄 수 없다』고 엄포.
신한국당의 박헌기(朴憲基)부총무는 『국회개원일을 명시한 94년6월의 국회법개정은 여야만장일치에 의한 것』이라며 『국회법을보면 임시의장이 의사일정 상정도 없이 산회를 선포할 수 없다』고 야권의 「산회」선포가능성을 견제.
이에 金의장직무대행은 『양쪽이 다 일리가 있다.오늘 의사일정을 강행하라는 협박도 받았다』면서『그러면 오늘 상정시킬까요』라고 되묻자 야당측에서 『똑바로 하라』는 고성이 집중.
金의장대행은 『모든 문제는 중간을 취하는 게 좋다.의사일정을상정하고 산회해서 다음에 하는 게 좋겠다』고 입장을 피력.
이어 金의장대행은 의사일정을 상정함과 동시에 『산회후 2월12일 오후2시 회의를 속개한다』며 일사천리로 산회를 선포,여당의 허를 찔렀다.뒤통수를 맞은 여당의원들은 일제히 『월권(越權)』『뭐하는거야』『초유의 야당날치기』라며 고함을 질렀고 야당의원들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일제히 퇴장.
한편 의총이 끝난 후 여당의원들은 본회의장에서 오후4시부터 2시간15분간 농성을 펼치며 야당의 산회선포에 항의하다 오후6시15분 서청원(徐淸源)원내총무의 지시에 의해 농성을 해제하고귀가.
최훈.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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