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歸順-투항하여 복종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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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歸의 추(빗자루 추)는 빗자루를 쥔 「부인」,止는 안식처인 시댁(媤宅)을 의미하므로 歸는 여성의 「결혼」을 뜻한다고 했다(94년9월17일자「歸省」참고).곧 친정에서 시댁으로 돌아가는것이므로 후에 歸는 「돌아가다」는 뜻도 가지게 되었다.
順은 川과 頁(머리 혈)의 결합이다.頁이 사람의 머리(얼굴 포함)를 뜻한다 함은 이미 수차 언급한 바 있다(頂.項.顔.額.領등).어쩐지 首(머리 수)와 비슷하다.
곧 順은 머리를 냇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한다는 뜻으로 「순종」을 의미한다.순서(順序).순응(順應).온순(溫順)이 있다.
따라서 歸順이라면 부인이 시집살이를 잘 하는 것을 뜻한다고 할 수도 있지만 후에 발전된 뜻은 「적에게 투항해 복종하는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적개심(敵愾心)이나 거역하는 마음을 버려야 하므로 歸順의 전 단계는 기역(棄逆.저 항심을 버림)이다. 대체로 적의 군졸이나 장수가 투항해와 복종하는 것을 의미한다.단순한 투항과 다른 점은 순전히 자의(自意)에 의한 결정이라는 점과 적개심을 포기하고 순종을 택했다는 점이다.歸順의 대표적인 경우로는 항우(項羽)를 버리고 유방(劉邦)에 게 갔던 한신(韓信)을 들 수 있다.
탈북(脫北)망명자와 귀순자가 계속 나오고 있다.망명이나 歸順의 공통점은 「불만」에 있다.정말 북한이 「흔들리고」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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