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57개 사립대 교육환경평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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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교육부가 21일 57개 지방 사립대의 교육 여건을 평가,포항공대등 7개 대학의 97학년도 신입생 모집정원을 자율화함으로써제2단계 대학 정원 자율화가 첫발을 내딛게 됐다.
올해부터 시행된 제1단계 자율화 조치인 포괄승인제(정부가 계열별 정원을 결정)에 이은 제2단계 자율화의 특징은 교육부가 대학의 교육환경을 평가,학생을 증원할 능력이 있는 대학에만 자율화를 허용하는 「교육여건 연동제」다.
교육부가 이같은 방법을 택한 데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 범위내에서만 정원 자율화를 허용하는 한편 대학사회에도 자유경쟁 원리를 도입,자구노력과 능력에 따라 대학을 차등 대우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따라서 대학사회에도 이제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치열한 경쟁시대가 도래한 셈이다.
실제로 교육부가 57개 지방 사립대를 대상으로 평가한 결과는대학들의 교육여건이 천차만별임을 입증하고 있다.
교수 1인당 학생수등 6개 지표를 점수로 평가한 결과 57개대학의 평균인 5백98.8점을 넘은 대학은 이번에 선정된 7개대학과 S.Y.K대등 10개 대학에 불과했다.
특히 1위인 포항공대(3천4백60점)와 57위인 H대(3백24점)는 10배 이상의 격차가 있었다.
또 6개 평가 지표별로 봐도 최우수 대학과 최하 대학간의 차이가 너무 컸다.포항공대는 교수 1인당 학생수(6.1명).교사확보율(2백21.6%).학생 1인당 실험실습비(1백17만원).
학생 1인당 교육비(3천1백28만원)등 4개 분 야에서 1위를한 반면 가야대는 교수 1인당 학생수가 65.9명으로 웬만한 초.중.고교 수준에도 못미쳤다.중부대는 교사 확보율이 법정 기준의 39.6%에 불과해 학생들이 「콩나물 강의실」에서 배우고있는 실정이다.
상지대는 평가 기준이 된 93,94년 재단전입금이 한푼도 없었고,경주대는 학생 1인당 도서구입비가 9천원에 그쳐 가장 많은 대전가톨릭대(77만7천원)의 1.2%에 불과했다.
이번에 자율화 대학으로 선정된 부산가톨릭대.광주가톨릭대는 신학대학이어서 실험실습 투자가 학생당 8천원으로 57개 대학중 가장 적었지만 다른 평가에서 성적이 월등했다.
세칭 명문을 포함한 서울 소재 사립대의 지방 분교들도 본교와별도로 평가 대상에 포함됐으나 한 대학도 통과하지 못해 사립대들이 교육 여건 개선에 소홀했음을 보여줬다.
교육부는 2단계 대학 정원 자율화 조치로 대학들의 교육투자가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내년부터 기준을 강화해 경쟁을 더욱 유도키로 했다.
이에따라 이번에 자율화 대상에 포함된 대학들도 무리한 증원보다는 내실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포항공대.한국기술교대와 3개 가톨릭대는 선발 인원을 현재 수준에서 유지한다는 계획이고 인제대는 2백명,한림대는 1백명선 증원을 고려하고 있다.남은 문제는 수도권정비계획법등 교육 외적인 이유로 정원 규제를 받고 있는 수도권 대학.지 방 국립대학등의 불만이다.
교육부는 당초 오는 99학년도 이후 정원 완전 자율화(3단계자율화)를 밝혔으나 언제 시행될지는 아직 미지수기 때문이다.
오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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