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현장에서>MBC "동기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4면

7일 오후.형과 아우가 서로를 걱정하며 밤새워 낟가리를 옮긴고사로 초등학교 교과서에도 나왔던 『의좋은 형제』의 실제 무대인 충남예산군대흥면동서리.MBC 주말연속극 『동기간』(장수봉 연출.박진숙 극본)의 7,8회(18,19일 방영 분) 녹화가 한창이다.실제 고향이 예산인 극중 상백(정준호 분)의 적극적인추천에 따라 드라마의 주무대가 된 기와집은 통일교 재단의 선문대 하계휴양소.
2백평 남짓되는 박만호(이대근 분)의 기와집 주변에선 40여명의 출연진과 제작진이 오전6시부터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영화 촬영기법을 도입,대형크레인이 솟을대문을 타고 넘으면 고래등같은 기와집의 위용이 한눈에 들어온다.
주인공이 뼈대있는 가문 출신으로 대단한 고집의 소유자임을 짐작케 한다.그 안에는 깔끔한 교복차림에 어울리는 두갈래 땋은 머리를 한 주인공들의 재잘거리는 모습도 들어온다.
『니가 이해해야지.불같은 아버지 성격 잘 알잖니.』 당차고 이지적인 성격의 소백(이민영 분)은 아버지에게 대들었다가 순종적인 어머니(전인화 분)의 훈계를 듣는다.
잠시후 작은 연못까지 있는 기와집 뒤란.
『난 연애 같은 건 별로 「안해 봤지만」 문학작품을 통해 간접 체험은 많이 해봤어.』 월남에서 돌아온 「오빠」 태웅(이진우 분)과 정담을 나누는 소백은 금세 수줍은 여고생으로 변한다.그러나 호랑이같이 엄한 장감독이 세세한 NG라고 놓칠리 없다. 『연애 안해 본게 아니라 못해본거겠지.다시 가자.』 평소같으면 육두문자가 섞인 걸쭉한 욕지거리가 쏟아지겠지만 의외의 나긋나긋한 말투에 소백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전인화와 동서지간인 극중 용자(이영애 분)엄마 선우은숙이 나란히 정육점에서 고기를 사고 있다.『많이 드릴테니 자주 오세요.』실제 정육점 주인인 충청도 양반의 한마디에도 가차 없이 NG선언이 내려진다.『말꼬리를 좀더 길게 빼야지~이.』 장세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