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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군.잠적.勢불리기 세 갈래길 민주당 지도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차리리 병이나 났으면….』 민주당 김원기(金元基)공동대표는15일 마포당사 3층 집무실에서 푸념처럼 내뱉었다.
이기택(李基澤)상임고문은 『당분간 나를 찾지 말아달라』며 훌쩍 잠적해버린 상태.단지 강원도삼척에서 당선된 장을병(張乙炳)공동대표만이 내심 안도의 숨을 쉬면서도 드러내놓고 좋아할 수 없는 묘한 입장이다.
이들 3대표의 행로는 어디일까.우선 金대표는 백의종군(白衣從軍)의사를 밝혔다.정읍에서 참패했으니 더이상 대표로서 자리를 차고앉아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는 『정치는 현실』이라며 『이제 당은 당선자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야권재편은 국민회의가 앞으로 어떤 입장을 취할 지 지켜봐야 한다』면서『우선 당이 수습되도록 최대한 뒤에서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해운대 대혈투」에서 패한 李고문의 앞날은 더욱 불투명하다.
부산해운대에는 의미심장한 李고문의 「낙선의 변(辯)」이 나붙었다.통상 『성원에 감사드립니다』정도인데 그뒤에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말이 하나 더 붙었다.이 문구 때문에 『 단순히 해운대를 떠나는 것뿐』이라는 해석에서부터 『정계은퇴 아니냐』는 판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그러나 李고문이 섣불리 정계은퇴를 밝힐 것 같지는 않다.대선을 전후로 변화무쌍한 경우의 수가 엄청나게 돌출될 것이기 때문이다.
張대표는 당지도부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점을 감안,자신을 정점으로 한 당추스르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그는 『8월 이전에 전당대회가 예정돼 있으니 그때 가서 보자』는 입장을 밝혔다.
張대표는 이제 자신의 세(勢)불리기에 주력할 듯하다.측근들을중심으로 원내진출을 위한 보좌진 구성작업을 어느 정도 끝마친 그는 취약한 자파(自派)늘리기에 몰두할 것이다.그러나 이 또한이부영(李富榮)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새정치주 체모임의 협력을전제로 한다.그러나 생각처럼 협력이 이뤄질지는 알수 없다.
정선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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