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대 총선 승부 관건 수도권 투표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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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4.11 선거의 승패는 서울.인천.경기등 수도권 투표율이 좌우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총선 판세는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3金의 근거지역에서 「지역당」의 위력이 두드러지고 있다.남은 곳은 전체 의석의 38%가 달린 수도권 96석.
이중 20여곳이 여전히 백중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막판 새로운변수가 돌발했다.
바로 투표율 변수다.투표일을 10여일 남겨놓으면서부터 역대 최저의 투표율이 예상되며 이 지역 투표율 하락폭이 승부의 관건으로 떠오른 것이다.
역대 선거결과를 분석해보면 수도권 유권자중 호남출신 유권자는다른 지역사람들에 비해 높은 투표율을 보인다는게 선거 실무자들의 한결같은 견해다.
수도권 유권자 1천5백만명중 호남출신은 대략 22~23%(약3백30만명).이들은 평균 투표율보다 3~5%포인트 높은 투표율을 보이고 이중 70%가량이 지역연고 정당에 몰린다.역대 선거결과 서울에서 제1야당의 승리를 담보해온 조건 이 바로 이들이었다. 충청표는 지금까진 두드러진 변수로 작용하지 못했다.충청권에 근거를 둔 자민련이 탄생하면서 새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충청표가 또다른 지역 고정표로 작용할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것이다. 충청표는 호남출신 다음으로 많은 17~18%(약 2백70만명)를 차지한다.
자민련 후보의 면면이 여타 3당에 비해 다소 뒤지는 느낌도 있으나 「정당위주 투표심리」가 발동할 경우 충분히 변수가 된다. 이에 투표율이 낮으면 불리하다고 판단한 신한국당.민주당은 투표율 높이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신한국당은 전국 평균 투표율이 14대보다 4~5%포인트 낮은67~68%에 이를 것으로 본다.이보다 투표율이 낮고 여기에 예전처럼 수도권 투표율이 전국 평균을 2~4%포인트정도 밑돌 경우 발생할 「악몽」을 우려하고 있다.
기조국 한 관계자는 『수도권의 투표율을 63%내외가 될 것이라고 본다』면서 『반면 65%가 되면 야당이 약간 불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최악의 경우다.잡았던 6~7석을 투표율 때문에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반대의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민주당 제정구(諸廷坵)사무총장도 『전국 투표율이 70%를 넘으면 약진,67~70%선이면 선전,67%를 밑돌면 고전하게될 것』이라며 신한국당과 비슷한 셈법을 내놓았다.수도권 투표율이 65%이상이어야 교섭단체 구성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
이처럼 각당이 호남.충청출신 유권자의 몰표 성향을 막판 변수로 꼽는 데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다.서울의 7백30만 유권자중65%가 투표하고 호남출신(25%)의 투표율에 5%의 가중치를둬 이들중 80%만 국민회의를 지지한다고 해도 1백만표다.
같은 셈법에 따라 충청출신 유권자중 50%가 지지할 경우를 따지면 50만표가 나온다.두당의 「+」전술이 바로 이 표들 때문이다. 물론 신한국당의 경우 부산.경남출신 유권자를 기본표로안고들어가는 경향이 있으나 투표율 변수가 다소 힘에 부치는게 사실이다.
호남.충청표에 각각 1백만.50만표의 기대를 걸고 있는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낮은 수도권 투표율에도 안도하는 분위기다.그러나 신한국당.민주당은 사정이 다르다.그래서 신한국당은 40대이상 중산층,민주당은 20~30대 젊은 유권자층의 투표율 높이기에 크게 기대를 걸고 있다.지역싸움을 「세대」라는 맞불로 희석시켜 보겠다는 계산이다.
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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