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기(54·사진) 경찰청 차장은 서울경찰청장으로, 임재식(53) 경찰대학장은 경찰청 차장으로 내정됐다. 이들은 모두 3월 치안정감으로 승진했다. 임명 4개월여 만에 교체 인사는 이례적인 일로 여겨진다.
특히 한진희 서울청장의 인사 배경에 관심이 쏠렸다. 한 청장은 촛불 시위의 ‘주무대’인 서울의 경비 총책임자였다.
최광화 경찰청 대변인은 이날 “한 청장은 두 달여 지속된 촛불집회로 인해 심신이 지친 상태라며 스스로 보직 변경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올해 말로 연령 정년(58세)을 맞는 본인의 입장도 고려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 청장도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7월 초부터 촛불시위가 정리되면 바뀌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어청수 경찰청장에게 전달했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촛불시위에 대한 경찰의 매끄럽지 못한 대응에 대한 책임을 졌다는 시각이 있다. 사실상 문책성 인사라는 것이다. 한 경찰청 간부는 “서울청의 집회 대응에 대해 어청수 청장은 물론 청와대의 불만이 높았다”고 전했다. ▶‘여대생 군홧발’ 사건처럼 시위대와 불필요한 마찰을 빚었고 ▶소규모 시위대의 도로 점거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으며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등 폭력 시위를 선동한 이들의 검거에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는 것이다.
야권의 경찰총수 사퇴 요구와 어수선한 경찰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기 위해 한 청장을 경질했다는 시각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사실상 어청수 경찰청장 대신 한진희 서울청장이 총대를 멘 상황”이라고 말했다.
천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