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수 주민자치위를 찾아 … 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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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의 중심에는 주민자치위원회가 있다. 우리 동네의 발전을 위해 수고를 자청한 주민들. 이들의 땀방울이 모여 살기 좋은 동네가 꾸려진다. 프리미엄은 고양시의 우수 주민자치위원회를 찾아 활동상을 소개한다.


  주엽1동 주민자치위원회(이하 자치위)는 고양시 뿐만 아니라 타 지자체에까지 우수 자치위로 명성이 자자하다.
  2006년 고양시 주민자치센터 운영평가 최우수상에 이어 지난해엔 우수상을 차지했다. 자치위원들의 자원봉사로 도지사 표창을 받는가 하면 전국 주민자치센터 박람회를 비롯한 각종 행사에서 다양한 수상실적을 쌓아왔다. 입소문이 퍼지자 이곳을 벤치마킹하려는 곳도 늘었다. 올해에만 인천 서구 가좌2동 등 3개 타 지역 동에서 노하우를 배워갔다.
  어느 동이나 자치위가 구성돼 있고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만 결정적인 차이는 ‘누가 이끌어 가느냐’에 있다. 주엽1동 자치위 정운교(74) 위원장은 “타 동과 달리 아침 일찍 출근해 상주하는 자치위원만 3명”이라며 “공무원이 아닌 지역주민이 앞장서 이끌어가는 주민센터라는 점이 타 동과의 차이점”이라고 말했다.
  박상찬(50) 주엽1동장은 “공무원들이 관여하지 않아도 자치위원들이 자발적으로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을 주도한다”며 “주민들의 이런 자발적 참여가 주엽1동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65세이상 노인 대상 이·미용 봉사
  자치위 활동 중 지역사회를 위한 봉사활동은 가장 돋보이는 부분. 단순히 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밭을 일구고 작물을 길러 마련한 돈으로 소외이웃을 돕는다.
  최근에는 직접 기른 감자 1000㎏을 팔아 수익금을 불우이웃돕기에 내놨다. 감자 외에 서리태, 국화를 기르고 된장과 천연비누를 만들어 판매하기도 한다.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이·미용 봉사도 벌인다. 명절이면 불우이웃을 찾아 위문품을 전한다.
  매주 일요일에 벌이는 마을 미화활동에는 주엽1동에 사는 중·고교생들이 꾸준히 참여한다.
  20여명의 학생들과 자치위원들은 동 구석구석을 돌며 쓰레기를 수거·분리한다. 자원봉사시간을 인정해 줘 다른 동에서까지 학생과 학부모들의 문의가 잦다. “주엽1동에 사는 학생들은 자원봉사시간 이수 걱정이 없다”는 게 정 위원장의 자랑이다. 방학에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실시한다. 생태답사와 환경시설 방문 등으로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어느새 동의 인기 교육프로그램이 됐다.

자투리땅이 꽃길·산책로로 변신 
  불법 광고물과 적치물을 수거, 구청에 처리를 요청하는 것도 자치위의 몫이다. 동네 곳곳의 자투리땅은 자치위의 손을 거쳐 꽃길과 산책로로 변했다.
  학생들의 등하교를 돕는 교통지킴이도, 야간 안전을 책임지는 자율방범대 활동도 자치위원들의 중요한 일과다. 지난해 말부터는 동네 소식을 담은 지역신문을 만들고 있다. ‘강선마을 주엽소식’이란 제호로 분기마다 발행되는 이 신문은 최근 3호를 냈다. 자치위원들이 기자이자 편집자다.
  주엽1동은 1만1000여 세대 3만3000여명의 주민이 100% 아파트에 거주한다. 마을 특성상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이웃 간의 소통을 돕고자 동네신문을 만들게 됐다”는 게 정 위원장의 설명이다.
  주엽1동 주민자치위원은 위원장을 포함해 24명. 기획운영·문화교양·사회복지·생활환경 분야로 분과를 나눠 프로그램의 기획과 진행 전반을 이끌고 있다.

프리미엄 이경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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