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유럽 정상회담 앞둔 방콕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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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태국 방콕의 「경호 전선」에는 과연 이상이 없는가-.
오는 3월1~2일의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를 앞두고 방콕은 잇따른 테러설로 초긴장 상태에 있다.
최근 태국 경찰은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25개국 정부 수반들에게 똑같은 모델의 벤츠 승용차를 이용케 한다는 계획아래 1백65대의 벤츠를 새로 들여오기까지 했다.
특히 미얀마 아웅산 테러의 악몽이 있는 한국과 관련,태국 경찰은 애초 한국을 B급 경호대상국가로 지정했다가 최근 최상급 경호 대상으로 단번에 두 단계를 올렸다.
일본 오움 진리교 신도 두명이 지난주 체포되고 북한 테러용의자 잠입설이 퍼졌기 때문이다.또 당초 8천여명의 군.경을 투입했다가 최근 9천5백명으로 증원했다.
태국 경찰 11만5천명중 약 8.3%가 경호에 나선 셈이다.
특히 회의장인 퀸 시리키트 컨벤션센터에는 1천명의 경찰이 배치됐으며 각 정부 수반들이 묵는 8개 호텔에는 24시간 보안.
경호 센터가 설치됐다.일부 요원들에겐 고성능 총기까지 지급됐다. 국제경찰(인터폴)등을 통해 1천2백명의 국제 테러분자 리스트를 입수해 대비하기도 했다.
그러나 참가국이 많은 만큼 테러 위협 대상도 다양하다는 것이태국 경찰의 최대 고민이다.
북한.오움진리교의 테러 위협을 각각 받고 있는 한국.일본 말고도 프랑스는 핵실험 탓에,인도네시아는 동티모르 사태로,말레이시아는 태국과의 어업분규로,중국은 국내인권문제등으로 모두 테러나 시위에 맞닥뜨릴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특히 외 국으로부터 돈을 받고 일부 태국인들이 대리시위에 나설 것이란 정보까지 입수돼 태국 경찰은 더욱 당황하고 있다.아리 웡아랴 내무부 사무차관은 이에 따라 회의기간중 일부 주요 도로를 폐쇄,시위를 사전 봉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방콕=유상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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