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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혜림씨 제3국 망명유도-서울行땐 남북관계 惡化우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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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부는 북한 김정일(金正日)의 동거녀였던 성혜림(成蕙琳)씨 일행4명의 향후 행선지와 관련,한국으로 데려올 경우 실익이 없다는 판단아래 제3국으로의 망명을 유도한다는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기사 3,4,8면〉 정부는 그러나 成씨 일행을 한국에 데려오지 않더라도 이들의 행적이 언론보도를 통해 일부 노출되면서 신변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안전에 최선을 다한다는입장이다.
정부의 고위관계자는 『成씨를 한국으로 데려올 경우 남북관계는개선의 여지마저 없어지고 극단적 대립상태로 치달을 것』이라고 말하고 『국제적으로도 한국이 적대상태에 있는 북한 최고위층의 동거녀를 공작을 통해 망명시킨다는 의혹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 경우 한국이 成씨일가를 납치했다고 북한이 억지를 부릴 수도 있으며 해외에 나가있는 우리 외교관과 상사 주재원들이 위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고위당국자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은 이 문제에 관해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남북관계등 객관적 상황도 이들의 한국행에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의 일부 기관에서는 成씨의 한국행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여전히 제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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