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외국인 투수’로 인기를 끌었던 리오스가 도핑 파동에 휩싸이면서 스포츠계에 비상이 걸렸다. 그렇다면 국내 스포츠는 도핑으로부터 안전지대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마추어 종목은 국제 기준에 맞춰 검사가 이뤄지는 등 비교적 ‘안전지대’인 반면 프로 종목은 인식도 제도도 사실상 공백 상태다.
◇아마 종목 “국제 수준으로 관리”=아마추어 종목의 경우 선수들 사이에 ‘약물 투여=선수 생명 끝’이라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정한 기준에 맞춰 도핑검사를 받는다. 2006년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가 출범한 이후로는 전국체전 등 규모가 큰 국내대회에서도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국체전에서 우승한 한 여자 수영선수로부터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검출돼 메달이 박탈됐다. 고광석 KADA 기획운영팀장은 “육상·레슬링·수영·역도 등 아마 종목은 국내에서도 국제 수준으로 검사를 하고 있다” 고 설명했다.
◇프로 종목 “일 터지면 부랴부랴”=프로 종목은 도핑의 심각성에 무감각한 상황이다. 그나마 프로야구가 지난해 7월 반도핑위원회를 출범시켜 자정노력에 나섰지만 리오스 파동에서 보듯 실효성이 의심스럽다. 축구는 지난해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위원회에서 “올 시즌부터 K-리그 팀당 2명씩 연 1회 이상 도핑검사를 하자”고 협회 이사회에 건의했다. 하지만 이사회에서는 논의조차 되지 못했다. K-리그 팀 중 구단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도핑검사를 실시한 사례가 없으며, 한국프로축구연맹 관계자도 “리그 차원의 계획적인 검사도 없다”고 말했다. 프로농구도 국내 선수에 대한 도핑검사 규정이 없다.
오명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