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추락주가긴급진단>2.장세침체 이렇게 풀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5면

『증안기금을 동원하고 기관투자가들에 매수를 독려하는 어거지 증시대책은 더 이상 나와서는 안될 것입니다.』 증권사 직원은 물론이고 일반투자자 가운데서도 이같은 주장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부산에 사는 투자자 S씨(50)는 『증시안정대책의 효과는 그때 뿐』이라며 『투자자들이 좀더 많이 주식시장으로 몰릴 수 있는 장기대책과 비전을 내놔야 한다』고 말한다.
결국 일시적인 대증요법이 아니라 「꿈」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심지어 지금까지 땜질식으로 나왔던 대증요법식의 증시대책이야말로최근 장세침체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을 정도다.
D증권사 K씨는 『요즈음 증권사를 포함한 기관투자가들의 주식매도가 많은 이유는 그동안 장세부양에 동원돼 본의 아니게 늘려온 주식 포트폴리오를 다시 합리적인 자산구조로 조정하는 과정에그 이유가 있다』며 『정부가 다시 이들 기관의 투자자산을 인위적으로 변경시키려 든다면 이같은 왜곡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걱정한다.
「주식투자는 위험하지만 바로 그 이유 때문에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도 된다」는 원론적이지만 기본적인 인식이 보편화될 수 있게 해줘야 한다.당연하지만 너도나도 잊고있는 투자의 기본원칙이 투자자들의 보편적인 인식으로 자리잡도록 유도하 는 것이야말로 증시대책의 핵심이다.
이와관련,동서증권 투자분석부 송태승(宋泰昇)부장은 『지금의 금리나 기업수익 전망을 기초로 주식에 투자하면 어느 정도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와야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한다.
기업내용을 잘 알 수 있는 상태에서 평가된 기업가치에 따라 주가를 자기나름으로 전망할 수 있고 또 실적에 따라 제대로 배당받을 수 있다면 투자자들은 비록 확정적인 수치는 아닐지라도 자기가 투자해 벌 수 있는 돈을 계산해 낼 수 있 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공시제도가 더 강화돼야 한다.증권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지금처럼 거래소가 시장에 떠도는 설(說)을 근거로 공시를 의뢰하고 기업들이 마지못해 공시하는 제도만으로는 기업내용의 변화를 그때 그때 아는데 한계 가 있다』며『일반투자자를 포함한 다수의 투자주체들이 수시로 기업내용을 살펴볼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한다.
또 시가배당제도를 도입해 주가가 높은 주식에 투자하면 더 많은 배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하거나 가격제한 상하한폭을 확대해 주가가 기업의 가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도 필요하다.주식매매와 관련된 각종 세금을 줄이는 것도 이 시점에서는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 매력을 갖게 하는 수단이 될 수있다. 국내에서는 간접주식투자를 할 수 있는 길은 투자신탁회사나 은행의 신탁계정으로 너무 제한돼 있다.올 상반기중 투신사들이 신설될 전망이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해외증시에서 활발한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회사형 펀드등 다양한 간접투자수 단이 나와 투자자들의 간접투자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송상훈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