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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당국 입만 떼면… 중국증시 널뛰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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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중국 증권시장이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18일 5.24% 뛰었던 상하이종합지수는 19일 거꾸로 6.54% 떨어진 2748.87로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상하이 A, B와 선전 A, B 지수도 6~7%씩 하락했다. 전날 미국 뉴욕 증시에 이어 중국 증시까지 약세를 보이자 일본 닛케이(-2.23%)와 대만 가권(-2.07%) 지수도 밀렸다.

최근 중국 증시는 정부 관계자의 말 한마디에 춤추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장샤오칭 국가개발개혁위원회(NDRC) 부위원장이 17일 연료유 가격과 관련, “적당한 시기에 적당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 발언이 유가 인상 임박이라는 뜻으로 해석되자 18일 정유주가 급등했다. 현재 중국은 국제 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국내 유가를 정부가 규제해 정유사가 고전 중이다.

하지만 19일 이 같은 소문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된 데다, 중국 최대 정유사 페트로차이나 그룹의 1~5월 세전이익이 1년 전보다 38% 감소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자 정유주가 곤두박질했다. 여기다 중국 인민은행의 저우샤오촨 총재가 18일 오후 제4차 중미전략경제대화에서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긴축 의지를 재강조하자 금융주도 직격탄을 맞았다.

중국 정부가 뒤늦게 외국인 투자가를 끌어들이기 위한 부양조치를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했다. 미국 재무부는 이날 발표자료를 통해 “중국 정부가 내국인 전용 A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외국인 기관투자가인 QFII(적격 외국인 기관투자가)의 초기 보호예수 기간 단축에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메리츠 증권의 심재엽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증시가 정부 관계자 발언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건 그만큼 투자심리가 위축됐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는 “쓰촨성 대지진에 이어 폭우까지 겹쳐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화하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투자심리 회복이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다만 중국 증시가 큰 폭 조정을 받자 외국 자금 유입은 오히려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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