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배앓이 줄이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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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부 한지영(37)씨는 여름이 다가오면서 걱정이다. 자주 배앓이를 하는 딸 준영(7)이 때문이다.
  한 씨는 “밥을 잘 안 먹는 데다 배탈이 잦아 찬 음식을 주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다가도 더워서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아이가 보채면 어쩔 수 없이 냉장고에서 아이스크림이나 우유 등을 꺼내주게 된다”고 하소연했다.
  서초 함소아한의원의 신동길 원장은 “장이 약한 아이들이 찬 음식을 많이 먹게 되면 찬 기운이 장에 영향을 미쳐 배앓이를 하게 된다”며 “배앓이를 자주 하면 배에 가스가 차고 헛배가 부르면서 식욕을 떨어뜨리므로 성장기 아이들에게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설사를 하면 영양분이 제대로 흡수 되지 않아 원기가 부족해지는 것도 문제”라고 덧붙였다.
  아이들의 배앓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차가운 음식을 삼가도록 한다. 그러나 아이에게 무조건 먹지 말라고만 할 수는 없다. 몇 가지 원칙을 정해두고 조금씩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단 저녁 식사 후엔 찬 음식을 먹지 않도록 한다. 찬 과일이나 아이스크림을 먹고 곧바로 자리에 누우면 밤새 속이 불편해 뒤척이거나 다음날 아침 설사와 복통을 일으킬 수 있다.
  청량음료나 아이스크림을 먹었다면 약간 따뜻한 물을 반 잔 정도 마시도록 한다. 따뜻한 물이 위장 속에 들어간 찬 음식의 온도를 데워줘 장 운동이 격렬하게 일어나는 것을 막아준다. 입안의 당분을 씻어줘 충치를 예방하는 효과도 있다.
  찬 음식을 먹고 배가 살살 아프다면 배를 따뜻하게 해준다. 타월을 두른 찜질팩을 활용하면 좋다.

  또래에 비해 배앓이가 잦은 아이에겐 장 기능을 높여주는 마사지가 도움이 된다. 아이를 반듯하게 눕힌 후 손을 따뜻하게 해 배꼽 주위를 원을 그려가며 마사지를 한다. 손목 선 가운데에서 팔쪽으로 2㎝ 내려간 부위(박양지 혈자리)를 손가락 끝이나 손톱으로 누르면 대장기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다.
  아이스크림이나 청량음료 대신 먹을 수 있는 건강 먹거리를 준비해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매실즙은 맛이 새콤달콤해 아이들이 즐겨 먹을 수 있는 음료. 떫은맛이 설사를 그치게 한다. 싹을 틔운 보리인 맥아를 노릇하게 볶아 보리차처럼 끓여 수시로 마시도록 하는 것도 좋다.

도움말= 서초 함소아한의원 신동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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