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25일까지 개인전 갖는 오수환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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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7면

동양화의 전통적인 수묵과 서예적 기법을 도입한 독특한 유화작업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화가 오수환(吳受桓.49.서울여대교수.사진)씨가 가나화랑에서 25일까지 개인전을 열고 있다.
「곡신(谷神)」이란 흑백위주의 작업에 몰두해온 吳교수는 이번에 화면의 절반이 초록.검정.주황.흰색의 모노톤만으로 텅빈 공간을,다른 절반은 몇개의 선이나 내려 찍은 점으로 이루어진 화면을 대비시킨 「적막」연작을 출품,큰 변화를 보여 준다.
『「적막」연작은 92년부터 시작했으나 화면을 분할한 작품은 이번에 처음 선보였습니다.화면을 분할해서 시점(視點)을 흐려버린것은 보는 사람도 자기 입장에서 자유스럽게 보고 저 자신도 자유롭게 그리면서 침묵의 소리를 들어보라는 의도도 담고 있어요.』 한 작품이 대비되는 두개의 화면으로 구성된 것은 김흥수화백이나 르네 마르그리트등 국내외작가의 작품에서 찾아볼 수 있으나 吳교수의 화면분할은 「어떤 목적이 없고 오히려 이미지를 없애는,무화(無化)의 작업」이란 점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지난 여름 호암갤러리에서 열린 「대고려국보전」은 그의 작품에변화를 주는 한 계기가 됐다.
『조선미술과는 또다른 유연성,색채의 부드러운 점이 감동적이었고 유연성있게 작업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는 그는 『지식이나 기억을 떠올리기보다는 직감적으로 가슴으로 반향하며 각자 나름대로 작품을 보아달라』고 주문했다.(02)73 3-4545.
김용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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