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웰치 부부의 성공 어드바이스 <59> 납품업체가 대기업 문턱 넘으려면 “甲의 상상을 뛰어넘어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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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호 36면

Q.우리 회사는 아웃소싱을 전문으로 하는 신생 기업입니다. 대기업은 우리의 잠재 고객입니다. 하지만 대기업을 설득하기가 만만찮습니다. 어떻게 하면 대기업이 우리 제안에 관심을 갖도록 할 수 있을까요? (미 워싱턴주 시애틀서 람 부티아)\

A.당신 회사처럼 갓 태어난 작은 규모의 회사들은 하나같이 대기업을 설득하는 데 애를 먹습니다. 대기업은 아주 관료적입니다. 리스크를 싫어하지요. 이미 확보한 거래처를 굳이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대기업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도 치열합니다. 경쟁사들을 모두 따돌릴 만한 제안을 내놓는 것은 어렵습니다. 게다가 대기업의 구매 책임자와 인간적인 관계를 맺고 숙성시키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이를 위해서는 (향응등) ‘특별한 이벤트’를 마련해야 하기도 합니다. 이런 식으로 게임을 벌이면 당신은 그들의 버릇을 나쁘게 만들어 놓을 수도 있습니다. 효과가 오래가지도 않습니다.

더욱이 당신 회사가 경쟁사보다 납품 가격을 낮추거나 납기일을 단축하더라도 대기업으로부터 계약을 따내기 힘듭니다. 대기업 처지에서 보면 단가를 낮추거나 납기일을 단축하는 정도의 제안은 무수히 받습니다. 이 정도 매력으론 검증되지 않은 신생 회사와 거래할 대기업은 거의 없습니다. 앞서 말했던 것처럼 리스크를 두려워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게임의 방식을 바꾸면 됩니다. 대기업이 보기에 리스크가 거의 없고 혁신적인 가치를 제공받을 수 있는 방식을 제안하면 문턱을 넘어설 수 있습니다. 대기업 구매 담당자가 보기에 당신이 바보처럼 보이는 제안을 해보는 것이지요. 하지만 결코 당신이 손해를 봐서는 안 됩니다. 실감나는 예를 하나 들어볼까요. 인도의 비즈니스 솔루션 개발 정보기술(IT) 업체 중에 ‘와이프로’라는 회사가 있습니다. 1980년대 말 설립된 이 회사는 기존 솔루션 업체들이 상상도 하지 못한 접근법 덕분에 별 볼일 없는 회사에서 대기업 고객을 여러 곳 확보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와이프로의 영업 방식은 간단합니다. 최상의 품질을 경쟁사들이 경악할 만한 가격에 공급했습니다. 고객이 원하거나 예상한 것 이상을 제공한 것이지요. 그 결과 대기업 구매 담당자는 회사에 돌아가 영웅이 됐습니다. 이른바 ‘스페셜 이벤트’보다 더 효과적인 접대를 제공한 셈이지요. 이러한 노하우 덕분에 와이프로는 약 20년 만에 8만 명의 직원을 거느린 대형 업체로 성장했습니다.

이보다 앞서 70년대 중반 미국의 컨설팅회사인 베인은 고객에게 “선수금을 줄 필요는 없고 우리 컨설팅 덕분에 수익이 늘어나면 일부를 지급하면 된다”는 식으로 영업에 나섰습니다. 고객의 실적이 좋아질 때만 수수료를 받는 조건을 내세운 것이지요. 이렇게 무모하다시피 한 창의적인 게임 법칙을 실천함으로써 베인은 유수 컨설팅 회사들이 선점하고 있던 시장을 뚫고 들어가는 데 성공했습니다.

와이프로와 베인은 믿어지지 않는 조건을 내세우면서도 경쟁사들을 능가하는 품질을 제공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더욱이 두 회사의 판매 사원들은 경영학이나 공학을 전공한 우수한 인재였을 뿐만 아니라 가히 종교적 헌신이라고 할 만큼 고객을 섬겼습니다. 그들이 상대하는 대기업 사람들은 “흠 재미있네!”라고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 사람들(와이프로와 베인 판매 직원)의 눈을 봤어. 눈은 열정으로 이글거리고 자사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믿음이 대단하네. 나를 감동시켰어”라며 경탄해 마지 않았습니다. 말처럼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사례를 요모조모 뜯어보면 당신 회사에 맞는 전략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당신이 대기업 구매 책임자와 만나는 순간 와이프로나 베인을 능가하는 제안을 해 그들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심어 주십시오. 그렇게 해서 문턱을 넘어선 뒤엔 열정과 섬김으로 그들을 다시 감동시켜 버리는 겁니다. 이게 바로 당신이 승리하는 회사를 일구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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