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OB 김민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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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스타는 한 순간에 태어난다고 했던가.
OB 톱타자 김민호(26.유격수)가 95프로야구 한국시리즈의MVP가 되리라고 예상했던 사람은 본인을 포함,누구도 없었다.
OB의 간판은 타자로는 단연 김상호.김형석이었고 투수로는 김상진.권명철이었다.당연히 OB가 우승한다면 한국시리즈의 MVP는 이들간의 경쟁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야구경력 9년의 MVP-.역대수상자중 김의 경력이 가장 짧은선수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구릉지대가 많은 경주의 들판에서 공을 차며 뛰놀기 좋아하던 김민호가 야구글러브를 잡게 된 것은 고교 1학년때인 지난 86년.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에 능해 「쌕쌕이」로 통했던 만능 스포츠소년 김민호는 야구선수를 해보고 싶은 생각을 일찍부터 가졌다. 그러나 부모님이 쉽게 허락해 줄지 몰라 곧잘 하던 공부에만 몰두해야 했고 경주고에 진학하게 됐다.
학교에서 야구부의 훈련을 바라보다 백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 김민호는 부모님께 『야구를 하고 싶다』는 꿈을 어렵사리 비췄는데 어쩐일인지 부친 김청일(56)씨는 흔쾌히 승낙,글러브를쥐게 됐다.
이후 김민호는 늦깎이 야구선수가 된 설움을 톡톡히 맛봐야 했다. 대학에 진학할 때 계명대 김충영감독이 『기본기는 떨어지지만 발이 빨라 대성할 가능성이 있다』는 호감을 보여 가까스로 스카우트됐다.
프로에 입문할 때도 김민호는 연고구단인 삼성이 거들떠 보지도않았고,제발로 OB를 찾아와 입단했으나 당시 잘나가던 유격수 황일권과 임형석에 가려 「2군행」이었다.
그러나 김민호는 주전유격수로 점찍혔던 황일권이 수비에 허점을보였고 임형석은 3루로 전향해 손쉽게 주전유격수를 꿰차는 행운을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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