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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동 부의장 대권 발언 배경.의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민자당내에서 이제 대권얘기는 일상화됐다.18일에는 이한동(李漢東)국회부의장이 대권문제에 대해 입을 열었다.이전의 어느 것들보다 내용이 분명하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이부의장의 주장은 두가지다.하나는 스스로의 도전의사 피력이다.『내 길과 그림자를 보면 알 것』이라는 그의 얘기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더이상 물을 필요가 없다.
다른 하나는 김윤환(金潤煥)대표가 그 가능성을 밝힌바 있는 대통령후보의 외부영입반대다.그는 대통령후보가 당내에서 완전경선으로 결정돼야 하며,인위적 세대교체는 안된다고 강조했다.해석에따라서는 김영삼(金泳三)대통령의 구상과 상충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기도 한 내용들이다.
그는 지난달 한 주간지와의 인터뷰에서도 경선주장을 편 바 있다.그러나 그 이후론 다른 중진들이 한마디씩 할 동안 입을 다물고 있었다.그래서 이처럼 강한 톤으로 목소리를 낸 배경에 시선이 모아지지 않을 수 없다.
당주변에서는 우선 자구책으로 분석한다.김대통령의 「놀랄만한 젊은 후보」구상은 중진들의 활동공간을 좁혀놓았다.이부의장의 발언은 중진들이 생존권 확보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다음은 경쟁이 수반하는 상호작용의 성격이 있다.김윤환대표와 최형우(崔炯佑)의원이 신발끈을 조이는 것으로 보이자 그도 가만히 있기 어려워진 것이다.
또한 침묵의 프리미엄도 사라진 상태다.김대통령은 『대권얘기를하는 사람에겐 불이익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하지만 가만히있는다해도 중진들에게 「낙점」이 있을 가능성은 희박해졌다.
총선대책의 차원으로 볼 수도 있을 법하다.전부터 중진들은 총선을 앞두고는 대권도전의사를 밝혀왔다.표를 달라는데 그 이상의훌륭한 명분도 없다.
청와대는 이부의장의 발언을 환영하지 않는 것 같다.강삼재(姜三載)사무총장은 완곡히 자제를 요구했다.그렇다고 거칠게 몰아세울 수도 없을 것 같다.최근 중진들의 발언은 이것 저것 다 따져본 끝에 나오고 있다.무리한 대응은 반발을 부르 고 총선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중진들은 자신의 가능성을 확인해야만 독자행동을 멈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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