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계급 늘려 계층갈등 풀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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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섭(사회학·사진) 고려대 명예교수는 13일 “현대 한국사회의 계층 갈등 문제는 지식기반사회의 새로운 지식노동자와 사무직 종사자, 자영업자 등으로 구성되는 중간계급의 확대와 꾸준한 소득분배 구조의 개선을 통해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포럼 굿 소사이어티’(공동대표 김인섭 변호사, 정진홍 서울대 명예교수) 주최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건국 60주년 연속 기획 대토론회’에서다.

‘건국 60년, 한국사회 발전의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임 교수는 “한국사회의 발전과 선진화를 위해선 계층·이념·지역·세대 갈등을 극복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1945년 광복과 48년 정부수립으로 시작된 현대 한국사회 발전은 근대적 국민 국가 건설, 경제발전, 민주화, 사회적 평등화 등 발전 가치들을 추구해 오면서 상당한 수준의 발전 성과를 이뤘지만 ‘의도하지 않은 결과’인 사회적 갈등의 증가와 심화를 낳았다”고 진단한 뒤 해법을 제시했다.

임 교수는 이념 갈등에 관해선 “우리 사회의 이념 지형은 극우보수에서 급진진보까지 다원화돼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선 온건한 보수와 온건한 진보가 제도정치의 틀 안에서 합리적인 정책대결을 벌여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역 갈등에 대해선 “정부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정책과 지역 개발 정책, 수도권 주민들의 탈지역적 투표 행태 등에 의해 점진적으로 극복돼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대 갈등 문제는 “ 세대교체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세대 차이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정의했다.

토론자로 나선 양종회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탈산업사회, 정보화사회로 진입한 우리 사회에선 디지털 격차 갈등, 정보 접근과 통제 갈등 등 생활의 질에 관한 국지적이고 파편화된 갈등도 생겨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다면성·복합성·가변성을 특징으로 하는 신종 사회 갈등에는 양보나 타협과 같은 고전적 해법이 큰 효력을 발휘할 수 없는 만큼 다른 의견을 인정하는 신공동체 의식 확립 등을 통한 새로운 갈등 해소 패러다임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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