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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부모의덕,부모의 餘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나나히카리(ななひかり)란 원래 훌륭한 부모나 모시는 군주의 권위가 널리 퍼져 있어 그 자식이나 신하들까지도 높은 대접을 받게 되는 것을 말한다.한데 전제군주제가 없어진 지금 나나히카리 하면 오야(부모)라는 말이 붙지 않아도 거의다 부모의 덕을말할 때 쓰인다.이 속담은 「오야노 히카리와 나나히카리(親の 光りは 七光り)」라고 긴 그대로 쓰이는 경우도 가끔 있다.
이 말 속에 숫자 7을 뜻하는 나나라는 말이 들어 있지만,이경우의 나나는 꼭 7이 아니라 「많은 수」를 나타낸다.「칠전팔기」라는 말이 반드시 7번 넘어지는 것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많이 넘어져도 다시 일어난다는 뜻인 것과 마찬가 지다.
일본에서 나나히카리의 전형적인 예를 들라면 2세 국회의원들을손꼽을 수 있다.현 국회의원의 약 30%가 2세 의원이라 한다.가끔 한국 신문에도 이름이 나오는 유명 정치인 중에도 2세 의원들이 부지기수다.하토야마(鳩山)라는 집안처럼 4대에 걸쳐 의원 노릇을 계속하는 경우도 있다.2세 의원이라고 다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자질과 훌륭한 능력을 갖춘 사람도 물론 있다.그러나 실력은 별볼일 없으면서 부친의 선거구와 지지 기반을그대로 물려받아 출마하는 사람들도 많다.세상 일이란 묘해서 그런 2세 의원들도 몇 번인가 당선을 거듭하다 보면 어느 새 거물 정치인이란 소리를 듣게 된다.
정치계뿐만 아니다.연예계나 스포츠계에도 오야노 나나히카리를 무기로 삼는 사람이 많다.오야노 나나히카리도 타고난 재능이라면할 말이 없다.단지 그것만을 믿고 까부는 젊은 친구들에게 『저친구 오야노 나나히카리야』할 때는 상당히 비난 하는 기분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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