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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 10여명 中서 집단 저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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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북한 송환에 반대하는 10여명의 탈북자들이 북.중 접경지대인 중국 지린(吉林)성 투먼(圖們)의 안산(安山) 수용소에서 이틀에 걸쳐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이 24일 전했다.

이 소식통은 "탈북자들이 수용소에서 단식과 함께 '한국으로 보내달라'는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에 억류된 탈북자들의 첫 집단 저항이다. 그동안 탈북자들은 강제 북송에 개별적으로 저항한 적은 있으나 이번처럼 집단적으로 저항한 사례는 없었다.

탈북자들의 집단 저항은 베트남을 통해 한국행을 시도하던 박일만(38).강은희(25)씨 등 탈북자 7명이 지난달 11일 중국 광시(廣西)성 좡쭈(壯族) 자치구 난닝(南寧)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된 후 이 수용소에 이송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7명의 탈북자들이 중국 공안 당국에 체포돼 투먼 수용소 행이 결정된 것을 안 뒤 단식을 벌이기 시작했다"며 "이들의 건강이 크게 나빠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측의 한 관계자는 "이미 단식을 중단했다"며 보도된 것과 달리 집단 소동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고 말하는 등 다소 엇갈린 내용을 전했다.

한편 주중 한국대사관(대사 金夏中)은 24일 탈북자들의 집단 저항 보도와 관련, 중국 외교부에 사실 확인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자국 내에 체류하고 있는 탈북자들을 '불법 월경(越境)자'로 간주하고 있으며 국내법에 따라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체포된 탈북자들을 접경 지역 수용소에 가둔 뒤 북한과의 교섭을 거쳐 다시 북한으로 송환해 오고 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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