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애국심에 문제” 오바마 때리기 2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0면

산 넘어 산. 민주당 대선 후보인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의 처지가 딱 그렇다. 끊임없이 입 방정을 떠는 제레미아 라이트 목사에게 지난주 절연을 선언하며 골칫거리를 하나 떼어내나 싶었다. 그러나 인디애나와 노스캐롤라이나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두고 그의 애국심에 의문을 제기하는 반대파의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4일 보도했다.

오바마가 다른 정치인들과 달리 양복 옷깃에 미국 국기 모양의 핀을 달지 않는 것이 주 공격 대상이다. 예전에 아이오와주의 한 행사장에서 국가를 부르는 도중 가슴에 손을 얹지 않은 사진이 공개되며 그가 국기에 대한 맹세를 하지 않는다는 거짓 소문도 파다하게 퍼졌다. 급진 좌파단체 ‘웨더맨’의 전 멤버였던 윌리엄 아이어스(일리노이대) 교수와 친분이 있는 것도 빌미를 제공했다.

공화당 후보는 베트남전에 참전해 5년이나 포로 생활을 한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다. 공화당 측은 최근 매케인 후보 광고에 ‘미국이 기다려온 미국 대통령’이란 문구를 집어넣으며 ‘애국심 마케팅’을 본격화할 태세를 갖췄다. 민주당 내 경쟁 상대인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한술 더 떠 “오바마가 후보가 되면 공화당이 그의 약점을 물고 늘어질 것”이라며 자신이 더 경쟁력 있는 후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실제로 최근 퓨 리서치 센터의 조사 결과 “오바마가 애국심이 있다”는 유권자는 61%에 그쳐 힐러리(76%), 매케인(90%)에 모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바마는 이 같은 전방위 공세에 ‘새로운 애국심’이란 논리로 맞서고 있다. 그는 지난주 노스캐롤라이나주 채플힐에서 “내 애국심은 ‘아메리칸 드림’에 뿌리를 두고 있다. 비록 완벽하진 못해도 모든 이에게 기회가 주어지는 나라가 미국이다. 그래서 난 이 나라를 사랑한다”고 역설했다.

신예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