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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패션이 자동차를 입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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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루이까또즈 - 푸조 라인 백

매스티지 패션 브랜드 루이까또즈는 올봄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와 손잡고 남성 소품 라인 ‘루이까또즈-푸조 라인’을 출시했다. 서류가방·여행가방·키홀더 등 모두 남성 고객을 겨냥했다. 푸조207의 헤드라이트와 카시트 디자인을 제품 디자인에 접목하고, 푸조의 상징 파란색을 주력 색상으로 내세웠다.

스위스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는 지난달 스위스 바젤 시계박람회에서 메르세데스 벤츠와 공동 디자인한 ‘태그호이어 SLR 칼리버 S’를 선보였다. 태그호이어는 2004년 이후 매년 벤츠 디자인팀과 함께 만든 시계를 선보였다. ‘남성 소비자를 유혹하려면 자동차를 먼저 잡아라’. 패션 업계가 유명 자동차 브랜드와 디자인·마케팅 협력에 나서고 있다. 남성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데 고급 자동차만 한 게 없다는 판단이다.

◇남성 패션 시장의 화두=루이까또즈가 푸조에 손을 내민 것은 남성 제품 비중을 확대하려는 뜻이다. 그동안 여성 제품 비중이 압도적으로 커 남성을 매장으로 끌어들이기가 쉽지 않았다. 김유진 마케팅팀장은 “푸조 라인을 출시한 지 불과 두 달 만에 남성 고객의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뛰었다. 다소 정적인 것으로 인식된 브랜드 이미지에 스포티한 느낌을 보탰다”고 말했다.

미국계 가방 브랜드 ‘투미’가 최근 이탈리아 오토바이 브랜드 ‘듀카티(Ducati)’와 손잡고 ‘듀카티 컬렉션’을 출시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직장인의 서류가방·출장용 가방이 주력이던 투미는 다소 딱딱한 이미지 때문에 고민하다 듀카티와 손잡았다. 투미코리아의 신현방 사장은 “종전에 드물었던 유선형의 스포티한 디자인 덕분에 투미 고객 연령층이 젊어졌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업계에 손을 내미는 건 패션 업계뿐만 아니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부터 ‘진보라 가로본능폰(SCH-W350)’을 BMW 모든 차량에 장착하기로 했다. 지난해 7월 BMW5 시리즈에 기본 사양으로 넣은 ‘UCC폰(SCH-B750)’이 좋은 반응을 얻은 때문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자동차 부문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는 BMW와 공동 마케팅을 하면 애니콜도 고급 제품 이미지를 더 강화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푸조 207CC

◇패션-자동차 협업 확대=자동차 업계도 협업을 통해 고객층을 확대하고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려 한다. 푸조는 지난달부터 서울 서초동 매장의 한 면을 ‘루이까또즈-푸조’ 제품 전시에 쓴다. 푸조 수입업체 한불모터스의 동근태 이사는 “고급스럽고 여성스러운 루이까또즈 이미지가 푸조의 고객층을 넓혀줄 것”으로 기대했다.

한 발 더 나아가 패션 브랜드의 디자인을 자동차 내·외장에 접목하는 시도도 행해진다. 일본 닛산이 최근 스페인에서 출시한 ‘만다리나덕 미크라’가 한 예다. 닛산의 인기 컨버터블카 미크라에 이탈리아 가방 브랜드 만다리나덕의 로고와 대표 색상을 접목한 모델이다. 만다리나덕을 홍보하는 원성혜 과장은 “만다리나덕의 인기를 업고 미크라의 인지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종전엔 자동차 디자인을 패션에 접목하는 게 일반적이었지만, 앞으론 그 역의 시도도 활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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