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출판화제>2차대전 관련서적 일본서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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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출판관련 총자본을 대비해 볼 때 미국의 두배에 이를 정도로 많은 책을 출판하고 있는 일본에서 종전 50주년을 맞아 관련 도서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2차대전을 다룬 이들 소설.만화.코미디류의 책 가운데서도 가장 대중적 인기를 끌 고 있는 것은 일본의 승리를 그린 「가상 소설」들.일본이 전쟁에서 승리해하와이와 오스트레일리아를 점령한 상황을 그리고 있는 소에다 마모루의 가상소설 『진주만 군사 임시재판소』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일본인들이 전쟁중 포획한 호화 여객선 퀸 엘리자베스號를 타고 전범재판소를 열기 위해 진주만으로 향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소설은 진주만에서 미국 대통령 해리 트루먼이 항복문서에 조인하는 장면,일본이 전쟁 당시의 잔학행위를 이유 로 더글러스 맥아더에게 유죄를 선고하는 장면등을 그리고 있다.
이와 같은 「가상소설」 외에도 전쟁 당시 많은 사람들이 쓴 일기와 편지들이 출판돼 나오고 있다.또 역사학자들은 일왕 히로히토의 역할에 초점을 맞춰 전쟁 기간의 군사.정치전략을 다룬 책들을 쓰고 있다.고다카와출판사가 출판한 『왜 일 본은 패배했는가』가 그 대표적인 경우.
이와 같이 일본에서 전쟁 관련 도서가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데 대해 많은 사람들은 전쟁의 패배로 상처입은 일본인의 감정에영합해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출판계의 의도가 작용한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金蒼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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