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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주 상한 ‘대운하’주 하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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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1면

18대 총선거의 뚜껑이 열리자 10일 주식시장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한반도 대운하 관련주는 ‘폭탄’을 맞았다. 이화공영·울트라건설·특수건설을 비롯해 대운하 테마를 이끌어온 종목은 줄줄이 하한가로 곤두박질했다. 4·9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153석으로 과반은 확보했지만 그에 못지않게 대운하를 반대한 통합민주당과 친박연대·무소속이 선전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박근혜 전 대표는 대운하에 반대 입장을 보여왔다. 여기다 ‘대운하 전도사’로 자처해온 이재오 의원이 낙마한 것도 사업의 미래를 어둡게 했다.

반면 새만금 관련주는 급등했다. 동우·토비스가 상한가까지 뛴 걸 비롯해 서호전기·모헨즈도 큰 폭 올랐다. 민주당이 호남을 장악한 이상 이명박 정부가 호남 민심을 사기 위해서라도 새만금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란 기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인 박근혜 수혜주인 EG도 개장과 동시에 상한가로 올라 붙었다. EG의 최대주주는 박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씨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의 사돈이 회장인 단암전자통신도 3% 넘게 올랐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정몽준 의원 수혜주는 입장이 뒤바뀌었다. 손학규 테마주로 꼽히는 한세실업은 오전에 급락했다가 오후엔 되레 급등했다. 손 대표가 지역구에선 낙선했지만 당으로선 애초 목표 80석을 넘겨 손 대표의 입지가 더 단단해진 게 아니냐는 평가가 시장에 확산하면서다. 반면 정몽준 수혜주인 코엔텍은 오전에 올랐다가 오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 의원이 선거에선 이겼지만 이미 주가가 50% 가까이 오른 부담이 컸다. 코엔텍은 현대중공업이 최대주주인 회사다.

에이치앤티와 리젠은 전 대표가 각각 민주당과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금배지를 달았지만 주가는 동반 하락했다. 에이치앤티 전 대표 정국교씨가 민주당 비례대표 6번, 리젠 전 대표 배은희씨가 한나라당 비례대표 3번을 배정받은 이후 두 회사 주가는 크게 올랐다. 그러나 이들과 회사가 별 관계가 없는데도 주가가 많이 뛰자 이날 차익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원은 “정책 테마주는 앞으로도 변수가 많기 때문에 철저히 실적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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