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비밀보호 한계는 어디까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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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경쟁업체사장인 친구에게 자기 회사연구시설을 보여줄수 있는것인가.보여준다면 어느선까지 가능한가.
지난 3월 전격 해임된 쌍용자동차 이재후(李在厚)前부사장(연구소장)이 친구지만 경쟁업체 사장인 현대정공 유철진(兪澈鎭)사장한테 자사의 연구소시설을 견학하게했다는 이유로 해임된 사실이뒤늦게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고있다.쌍용측은 『기 업의 보안을 책임져야할 경영인이 경쟁업체 고위간부에게 회사시설을 공개한것은있을수없다』고 강조하고있다.이에 李前부사장은 쌍용자동차의 연구개발을 주도한 공로자인 자신을 그러한 일로 해고시킨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이다.양측의 입장을 들어본 다.
◇쌍용자동차=李前부사장은 92년 쌍용자동차에 스카우트돼 무쏘.이스타나(승합차)등을 개발한 핵심기술인력으로 자동차개발과 관련된 극비사항들을 속속들이 알고있는 사람이다.때문에 누구보다 연구소시설의 보안에 신경을 써야되는 입장이다.이런 사람이 기술에 관해 훤한 경쟁업체 사장에게 핵심구역을 상세히 보여준것은 상상도 할수없는 일이다.
李前 부사장은 또 퇴임후 과거 부하들을 끌어모아 자동차개발과관련된 엔지니어링업체를 설립중인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또한 기업윤리상 의아스럽다.
◇李在厚 前부사장=회사측은 지난 1월말 보직을 박탈했다.30년간 연구소에만 근무한 사람의 연구소장 보직을 박탈한것은 나가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내가 사퇴를 거부하자 대수롭지않은 사건을물고늘어지며 사퇴를 종용했다.친구에게 보여준 연 구소시설은 회사를 방문한 외부인에게 공개하는 통상적인「투어코스」일 뿐이었다. 〈李杞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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