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곡국교 이색도덕교육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3면

「일곱가지 꼭 지키기 운동-」.서울 도곡국민학교(교장 임덕재)어린이들은 남에게 폐를 끼치지 않는 민주시민 되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줄 서서 차례 지키기,휴지 안 버리기,교통규칙 지키기,공공장소에서 떠들지 않기,욕하거나 때리지 않기,침 안 뱉기,먼저 바르게 인사하기.
아주 당연하지만 좀처럼 잘 지켜지지 않는 이 기본 질서와 예절들을 몸에 배도록 하기 위해 이 학교 어린이들은 한쪽이 노랑,다른쪽은 녹색으로 되어있는 「민주시민카드(일명 Yellow Card)」를 사용한다.친구가 이같은 사항들을 잘 지키지 않으면 노란쪽을 보여주고,잘 지키면 칭찬하는 뜻으로 녹색쪽을 서로보여준다.
교문 밖을 나선 후에도 어린이들이 계속해 규칙과 예절을 지키도록 하기 위해 동네 어른들도 학교에서 나눠준 「민주시민카드」를 활용한다.예컨대 붐비는 문방구에서 차례로 줄서지 않고 물건을 달라며 소리치는 어린이에게 주인은 말없이 카드 를 들어 노란쪽을 보여준다.굳이 소리내 나무라지 않더라도 무심결에 실수한어린이는 뭐가 잘못됐는지를 깨닫고 금세 줄서게 마련.
가정에서도 「학교와 가정이 함께하는 기본생활습관 지도자료」를중심으로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지도한다.「이것만은 가정에서 꼭가르쳐주세요」라는 당부와 함께 ▲새치기 안하기 ▲길에서 장난치지 않기 ▲쓰레기는 정해진 곳에 버리기 ▲목욕 탕에서 물놀이 하지 않기 ▲밤늦게 큰 소리 내지 않기 ▲욕하거나 때리지 않기▲폐를 끼쳤을때 사과하기 ▲자기 잠자리와 책상 스스로 정리하기등을 지키도록 한다.
매주 각 항목들을 얼마나 잘 지켰는지 표시한 뒤 월말에는 자녀가 좋아지거나 달라진 점,좀더 노력해야 할 점들을 간단히 적어 자녀의 담임교사가 참고할수 있도록 한다.이같은 도덕운동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한결같이 달라진 자녀들의 모습에 흡족해 한다. 지난 92년 서울 강남교육청 관할 국.중.고교에서 「민주시민카드」를 활용한 도덕교육이 시작된 이래 그 일대 노점상.문방구주인.청소미화원.아파트경비원 등도 「제2의 도덕교사」역할을 맡게 됐다.
함께 사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행동규범이라도 제대로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면서 대한 어머니회도 「이것만은 지킵시다」라는 이름으로 이 카드를 적극 활용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金敬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