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라운지>유럽 입양청년들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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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유럽에 입양된 한국인 청년 1백여명이 7~9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였다.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과한민족공동체 공동주최로 열린 유럽입양청년대회.
70년대에 주로 독일.스웨덴.네덜란드 등지로 입양된 한국아동들은 모두 1만명 가량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중 연락이 닿은 일부가 모인 이번 대회는 입양 청년들이 자신의 존재의미를 되새기는 뜻깊은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금은 어엿한 성인으로 자라난 이들 대부분은 심각한 고민을 공통으로 안고 있다.유럽부모들에 의해 길러졌으나 피부색깔이나 외모는 그들과는 전혀 다른 한국인이라는 데서 오는 불일치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이 들의 생각은 부정적인 편이다.자신들을 버린 나라라는 이유때문이다.그러나 낳아준 부모들이 한편으로는 미우면서도 마음 한구석에는 그들을 간절히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입양청년들의 처지.이번 대회는 그동안 각자 나름대로 겪고 있던고 민을 함께 나누고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모색하는데 큰 의미가 있다.
이들은 2박3일간 숙식을 같이 하며 서로의 문제를 털어놓고 진지한 대화를 가졌다.입양청년으로서의 정체성(正體性),현재 속해 있는 사회속에서의 적응문제를 토의하며 자신을 낳아준 고국인한국을 어떻게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해서도 솔직한 의견을 발표했다. 대부분 대학생이거나 직장인인 이들은 학문이나 직장.사업에관한 정보도 교환하는 한편 이번 모임을 계기로 입양청년들은 공동체 조직도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베를린=韓敬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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