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통합 논의 중단 선언에 ICU “통합·자립 방안 모두 열어놓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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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한국정보통신대(ICU)가 KAIST의 통합중단 선언에 대한 입장과 대안을 발표했다. 30일 ICU측은 “KAIST측과 통합논의를 위한 문호는 열어놓되, 결렬에 대비한 다양한 대안을 적극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ICU는 이날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당초 ICU와 KAIST 양교간 통합은 IT를 기반으로 융합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하자는 차원에서 추진된 것”이라며 “통합조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ICU의 요구조건이 과다해 통합협상이 중단된 것처럼 비춰진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ICU는 개교 때부터 모든 전공 과목의 100% 영어강의, 석·박사 과정 영어논문 제출, 1년3학기제 등 혁신적인 교육프로그램으로 국내 대학교육의 변혁을 주도해왔다”며 “KAIST 이상의 다양한 개혁방안을 마련,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건의하는 한편 KAIST와의 통합 논의를 위한 문호는 열어놓겠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통합협상 결렬이라는 만일의 상황에 대비해 이사회를 중심으로 다양한 대안에 대한 검토와 논의도 본격 시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ICU측 한 관계자는 “통합협상 결렬에 대비한 다양한 대안이란 민간매각 등 정부지원에 의존하지 않는 완전 자립방안과 예전과 같이 학교운영비 일부를 정부로부터 지원받는 자립화 방안을 의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KAIST는 27일 IT관련 특성화 대학인 한국정보통신대학교(ICU)와의 통합 논의를 중단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대신 IT관련의 정보과학기술대학과 생명과학기술대학 등 2개의 단과대학과 나노과학기술학과, 해양시스템공학과, 지적서비스공학과 등 3개 학과를 각각 신설키로 했다.

서남표 총장은 이날 조직개편에 따른 간담회에서 “한국의 IT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ICU와 통합을 추진해왔으나 모든 여건이 맞지않아 더이상 통합논의를 하지 않기로 했다”며 “ICU측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있는 데다 통합에 따른 정부 예산 지원도 불투명해 통합이 어렵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ICU를 통합해 운영하려면 1년에 적어도 250억원 이상이 필요한 데 현재로서는 아무런 보장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신설되는 정보과학기술대학에는 전자전산학부, 전기 및 전자공학전공, 전산학전공, 산업 및 시스템공학과, 지적서비스공학과가, 생명과학기술대학에는 생명과학과, 바이오 및 뇌공학과, 의과학대학원이 각각 소속된다. 또 자동차기술대학원이 폐지되면서 KAIST는 기존의 4개 단과대학, 5개 학부, 16개 학과에서 6개 단과대학, 5개 학부, 19개 학과로 확대됐다.

ICU는 지난해 11월 이사회를 통해 KAIST와 통합을 추진키로 결정하고 양 교간 통합추진기구를 구성, 오는 8월까지 통합을 마칠 계획이었다.

서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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