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바루기] 미래 / 장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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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저는 단지 미래에 이 직업이 도움이 될지 답이 보이지 않아 물어보는 것입니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는 환경을 생각하는 미래지향적 운동에 동참해 왔다.”

“가까운 장래에 여러분을 다시 모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너의 장래 희망은 무엇이냐?”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날을 이르고, ‘장래’는 장차 다가올 날을 가리킨다. ‘장래’의 ‘장(將)’은 ‘장차’ ‘막∼하려 한다’는 뜻이다. 사전에선 ‘미래’를 ‘앞으로 올 때’, ‘장래’를 ‘다가올 앞날’로 풀이하고 있다. 이 둘의 의미 차이는 무엇일까?

앞으로 올 어느 날을 말한다는 점에서 ‘미래’와 ‘장래’는 그 뜻이 겹친다. 하지만 쓰임을 보면 ‘장래’는 가까운 미래 곧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앞날을 의미하는 데 비해 ‘미래’는 장래를 포함해 그보다 더 먼 미래까지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시제(時制)를 나타낼 때는 ‘미래’를 ‘장래’와 바꿔 쓸 수 없다. 이때 ‘미래’의 반대말은 ‘과거(過去)’다. 또 “그의 장래는 아주 유망하다” “그 회사의 장래는 암담해 보였다”에서처럼 ‘장래’에는 ‘앞으로의 가능성이나 전망’의 뜻이 더 있다. 이 경우 ‘전도(前途)’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

‘장래’는 보통 앞날에 대한 어떤 결론을 내려 예측할 때 사용된다. “한국 경제의 장래는 상당히 밝다”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이” 등에서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미래’는 특별한 감정이나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단순히 ‘앞날’을 얘기할 때 쓴다(남영신, 『한+국어사전』).

최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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