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영 영주시장, 오늘 청와대 가는 까닭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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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사진) 경북 영주시장이 13일 청와대 초청을 받았다. 김 시장은 이명박 대통령이 서울시장으로 있을 때 서울시의 경영기획단장을 지냈다. 그는 당시 서울시의 핵심 사업인 청계천 복원과 뚝섬유원지 서울숲 조성 등에 참여했다. 그런 경력 때문에 김 시장은 유일하게 대통령을 ‘모신’ 기초단체장으로 불린다. 그러나 이번 초청은 그런 사적 인연 때문이 아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의 출범에 맞춰 ‘도와주는 인허가 지방자치단체 사례’를 발표하기 위해서다. 발표에 기초자치단체로는 영주시가 유일하게 선정됐다.

김 시장은 이날 영주시 아지동에 짓고 있는 판타시온 리조트(조감도)의 투자 유치 과정을 이 대통령 앞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판타시온 리조트는 콘도와 물놀이시설·골프장을 함께 갖춘 2400억원짜리 종합 휴양시설. 물놀이시설인 워터파크는 용인 에버랜드 캐러비언베이와 맞먹는 국내 최대 규모다. 현재 공정은 40%, 7월께 개장된다.

이 리조트는 사업 제안부터 개발 계획 승인까지 행정기관의 인허가 절차가 초고속으로 처리된 게 주목 받고 있다. 통상 330일이 걸리는 인허가를 212일이나 단축했다.

이앤씨티엠에스㈜가 영주시에 리조트 사업을 제안한 것은 지난해 5월 1일. 그로부터 6개월이 채 안 되는 118일 만에 사업 승인이 떨어졌다. 이어 지난해 10월 기공식을 했고 1년도 안 된 지금 리조트가 절반쯤 지어졌다. 이앤씨의 김주철 전무는 “일러야 1년쯤 걸릴 걸로 생각했다”며 “투자 기업으로선 사업 추진 일정을 지키고 당기는 게 행정기관이 할 수 있는 가장 큰 지원”이라고 말했다.

영주에는 소백산·부석사 등을 찾아 연간 38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하지만 제대로 된 숙박시설이 없어 관광객들은 죽령 넘어 단양까지 가 대형 콘도에서 해결하고 있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던 김 시장은 향토 출신 이앤씨 박찬성 사장에게 리조트 투자를 줄기차게 권유했다.

환경영향평가가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대구환경청은 리조트 예정지가 토사 채취지역이라며 사계절 미치는 영향을 문제 삼았다. 잘못 하다간 환경평가에만 1년을 끌어야 할 판이었다. 고민하던 영주시는 곧바로 환경부로 달려가 환경정책연구원의 의견을 붙여 통과시켰다. 영주시는 워터파크의 물 부족을 해결할 수 있도록 리조트 예정지를 상수원 급수지역에 포함시키는 등 조례 두 가지도 새로 만들었다. 

영주=송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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