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證安기금 개입시 기관 움직임 주목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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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5면

『증시안정기금이 시장에서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하면 기관투자가들이 매물을 쏟아낼 것이다.』 당국이 증안기금의 개입시기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요즈음 증권가에 나도는 소리다.동시에 주식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증안기금의 시장개입과 함께 기관들의 순매도를 금지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그러나 은행.투신.증권.보험사 등 대형 기관투자가들은 증안기금이 개입하더라도 당장 보유주식을 처분할 생각이 없다.일단은 내다 팔 만한 물건이 그리 많지 않고,있다고 해도 그것이 제대로 처분될지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H社 등 일부 증권사들은 작년 11월부터 올초에 걸쳐 필요없는 주식을 많이 정리해 둔 상태여서 앞으로 주가가 큰 폭으로오르기 전에는 급히 팔아야 할 주식이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
』D증권 주식부장의 얘기다.
그는 『우리회사도 우선주나 오래전에 사 둔 무역주 등이 있지만 가격하락폭이 워낙 커서 주가가 지금보다 상당수준 올라야 팔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某시중은행의 증권투자부장 역시 『그동안 가능성이 없는 주식을손절매(損切賣)해 왔고 일부 가지고 있는 것은 정리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정리가 빠른 시간에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말하자면 「증안기금 매입 즉시 기 관투자가 매물출회」라는 등식을 부인하는 얘기들이다.
그러나 시간을 두고 보면 기관의 매물출회 압력이 커질 것만은분명하다.D투신 주식부장은 『당장은 몰라도 종합주가지수가 9백20 이상만 되면 기관매도물량이 늘어날 것이다.
투신사의 경우도 未매각 수익증권과 차입금이 계속 늘고 있어 자금압박을 풀기 위해서라도 주식을 팔아야 할 경우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某투신사 관계자는 『펀드의 주식편입비율 자체를하향조정해 나가는 방안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일 현재 서울 3투신의 미매각 수익증권(주식형)규모는 1조6백억원으로 작년말(5천32억)에 비해 배로 증가했고차입금규모도 8천8백억원이나 늘어났다.H투신의 주식운용팀장은 『증안기금 개입으로 당장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하 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증시에 유동성을 늘린다는 차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인위적으로 기관의 매도를 제한하는 것은 효과도 없을뿐더러 공연히 시장전체의 매매를 위축시킬 뿐』이라고 강조했다.
宋尙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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