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서울심포니오케스트라 "휘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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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6면

서울 심포니 오케스트라(음악감독 李鎭權)가 휘청거리고 있다.
쌍방울 그룹의 후원으로 90년 창단된 이 오케스트라는 창단 당시만 해도 민간 오케스트라의 모범사례로 손꼽혔다.
그러나 지난해 李감독이 서울에 불가리아 소피아음악원 분교를 설치해 무허가 시비로 물의를 빚으면서 먹구름이 끼기 시작했다.
작년 일부 단원들의 반발에 이어 최근엔 수석주자들이 무더기로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또 한차례 소용돌이를 겪고 있다.
이같은 배경에는 음악감독과 단원과의 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는 후문.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원금의 일부가 소피아음악원 분교설립에유용됐다는 소문 탓인지 쌍방울측에서도 예산부족의 이유를 들어 작년부터 후원금 5억원을 삭감,올해는 1억 5천만원에 그쳐 단원들의 사기는 더욱 침체돼 있는 상태.
몇년째 월 40만~80만원의 봉급을 받고 있는 단원들은 대학출강과 개인레슨으로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매년 재계약 실시로 단원교체가 심해 연주수준 향상을 기대하기 힘든 실정.
불만이 있으면 언제든 나가도 좋다는 악단측의 배짱은 무보수라도 단원이 되고 싶어하는 연주자들이 남아도는 현실을 악용한 처사라는 것.
서울 심포니 사무국장 윤용운씨는 『재계약은 대부분의 오케스트라에서 실시하는 제도고 단원들의 사표제출은 어디까지나 개인사정에 따른 것』이라며 『90년대에 들어 민간 오케스트라가 우후죽순처럼 창단돼 대관사정 악화와 연주기회 감소로 단 원처우 개선에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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