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자유로 한 해 66일 ‘흐릿’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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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자유로 파주 방향 이산포IC 인근에서 세 차례에 걸쳐 승용차와 승합차 등 34대의 차량이 추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20일 오전 6시쯤 경기도 고양시 자유로 파주 방향 이산포IC 근처에서 34대의 차량이 추돌사고를 빚었다. 안개 속에서 주행하던 승합차가 앞서가던 승용차를 들이받으면서 차량 12대가 추돌한 것을 시작으로 뒤따르던 승용차 22대도 잇따라 앞차를 들이받았다. 이날 사고는 가시거리가 20m밖에 안 될 정도로 안개가 짙은 데다 도로도 얼어 있어 차량들이 미처 제동을 못했기 때문에 벌어졌다. 이 사고로 일산IC부터 파주 방향 자유로 2㎞ 구간이 3시간가량 극심하게 정체 됐다.

자유로는 ‘한국의 아우토반’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차들이 시원스레 달리는 곳이다. 하지만 연간 평균 66일이나 안개가 끼면서 연쇄 추돌사고가 빈발하는 ‘안개 사고 도로’이기도 하다. 이날도 오전 5시20분∼9시40분까지 무려 4시간20분 동안 짙은 안개가 꼈다. 안개는 낮 12시가 넘어서야 완전히 걷혔다.

자유로에 안개가 자주 끼는 것은 자유로와 나란히 있는 한강과 임진강에서 유입되는 습기 때문이다. 특히 일교차가 심한 봄·가을 환절기에는 짙은 안개가 장시간 끼어 추돌사고가 집중하고 있다. 2002년 2월 말에는 80여 대의 차량이 장항IC~이산포IC 4㎞ 구간에서 연쇄적으로 추돌해 16명이 다치기도 했다.

20일 사고도 전날 밤부터 끼기 시작한 안개가 새벽에 더욱 짙어지면서 발생했다. 문산기상대 김삼영 예보사는 “전날에 비해 6도나 기온이 올라간 데다 습도가 높았던 탓에 안개가 짙어졌다”고 말했다. 자유로 안개에 대한 뾰족한 해법은 없다. 고양시 일산경찰서 신호룡 경비교통과장은 “안개가 발생하면 서행 운전을 통해 차량 간에 안전거리를 확보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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