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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핵주먹 타이슨 영욕의 29년 삶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40면

25일(현지시간) 가석방을 앞둔「핵주먹」마이크 타이슨(29)의 인생역정은 영욕(榮辱)으로 얼룩진 한편의 드라마다.
보통 사람같으면 이제 인생을 막 설계할 나이에 그는 주먹 하나로 모든 것을 다 얻었고 또 모든 것을 다 잃었다.
세계프로복싱 헤비급을 천하통일해 엄청난 부와 명성을 거머쥔 행운아에서 급기야는「강간범」으로 교도소에 수감되는 신세로 전락하고 말았던 것이다.
타이슨은 66년6월30일 뉴욕 브루클린 빈민가에서 3남매중 막내로 태어나면서 가파른 인생유전을 시작했다.그는 뒷골목을 헤매던 78년 12살의 나이로 행인의 지갑을 소매치기하다 붙잡혀소년원에 수감됐다.이곳에서 은퇴한 복서를 상담역 으로 만난것이복싱에 입문하게 된 운명적인 동기가 됐다.
소년원 생활을 마친 그는 79년 플로이드 패터슨을 세계헤비급챔피언으로 키운 복싱 트레이너 커스 다마토를 만났지만 그때까지빈민가의 떠돌이 주먹생활을 청산하지 못했다.. 타이슨은 82년 잇따른 싸움으로 캣스빌 고등학교에서 퇴학당했으며 2년뒤에는 다마토가 타이슨의 법적 후견인이 되기도 했다.
이같은 다마토가 85년 폐렴으로 사망하자 타이슨은「지울 수 없는」큰 충격을 받고 인생의 반전을 시도하게 된다.
그해 프로복싱에 입문한 타이슨은 이후 파죽의 19연속 KO승을 거두는등「핵주먹」의 위력을 발휘하면서「사각의 정글」을 뒤흔들어놨다.
이어 86년11월 라스베이거스에서 트레버 버빅을 2회 KO로가볍게 제압하고 약관 20세의 나이로 세계복싱평의회(WBC)헤비급타이틀을 거머쥐었다.이날 그의 정상등극은 헤비급사상 최연소기록이었다.
그의 헤비급 천하통일은 이로부터 불과 10개월뒤에 완성된다.
87년3월 제임스 스미스를 판정으로 꺾고 세계복싱협회(WBA)타이틀을 따내더니 그해 8월 토니 터커를 역시 판정으로 누르고 국제복싱연맹(IBF)타이틀마저 차지했다.
88년2월에는 수많은 염문을 뿌린 끝에 여배우 로빈 기븐스와결혼식을 올렸다.그러나 결혼한지 몇달 되지않아 기븐스는『타이슨이 나를 두들겨 팼다』며 집을 뛰쳐 나가 이혼소송을 제기,치열한 법정 공방 끝에 89년2월 둘은 도미니카 공 화국에서 결국이혼장에 도장을 찍었다.
이어 타이슨은 90년2월 도쿄에서 무명의 제임스 더글러스에게충격적인 10회 KO패를 당하는「도쿄 반란」의 희생자로 화려한선수생활에 종지부를 찍고말았다.
이후 재기의 칼날을 갈던 타이슨은 91년7월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미스 블랙 미인선발대회에 참가중인 데지레 워싱턴을 성폭행한혐의로 고소당하는 신세가 되었다.
타이슨은 서로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고 했지만 결국 기나긴법정공방 끝에 징역 6년을 언도받고 92년3월 인디애나 교도소에 수감됐다.교도소에서는『수감 생활중 행실이 그런대로 괜찮았다』는 평가를 받아 형기의 절반인 3년만에 출소하 게 된 것이다.그의 철권을 다시 보는것도 관심거리지만 옥중생활을 통해 그가얼마나 인간적으로 성숙했는지가 궁금증을 더해주고 있다.
鄭太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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