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노트 무인판매-서울 가원국교 4년째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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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서울 가원국민학교(교장 裵東植)어린이들은 아무도 지키지 않는교내 「재생공책 무인판매대」에서 필요한 공책을 골라 들고는 판매대 옆쪽에 붙어있는 통에 그 값을 낸다.
지켜보는 이 하나 없어도 정확히 셈을 치르는 어린이들의 반듯한 마음씨 때문에 한해가 다 지나도 거의 적자가 나지 않는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굳이 재생공책을 쓰려는 어린이라면 2백50원짜리 공책 한권도 남몰래 슬쩍 집어 가지 않을 만큼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양심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현장이다. 『재생공책은 보통공책보다 전혀 질이 떨어지지 않고 값도 한권에 50원정도 더 싸 좋아요.또 재생공책을 쓰다보면 왠지 한장도 남기지 않고 끝까지 알뜰하게 쓰게됩니다.』 어린이들은 어쩌다 선물로 받는 공책 말고는 교내 무인판매대에서 재생공책을 사 쓰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진다고 말한다.
가원국교가 재생공책 무인판매대를 처음 설치한 것은 지난 92년.재생공책은 이윤이 적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문방구점이 취급을기피하는 바람에 어린이들이 재생공책을 사기 어려운 형편을 헤아린 것이다.
이같은 다용도 교육용 무인판매대를 만들어 제공한 곳은 재생공책 보급에 앞장서온 ㈜문화환경(서울 (272)0655).이 회사 강우현(康禹鉉)대표는 『환경교육과 재활용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서울 태릉국민학교처럼 학생들이 폐품을 모아 판 돈으로 아예 학교이름을 새긴 재생공책을 주문해 전교생에게 나눠주거나 각종 상품으로 활용하는 학교도 점점 늘고 있다』고 전한다. 또 신림여중.명지여고.서울사대부고.중앙중.신반포중.논산 두마국 등 전국 각지에서 재생공책을 단체주문해 교내매점에서판매하는 학교도 크게 느는 추세.문화환경측은 앞으로 교내 매점이 없는 학교들이 재생공책 무인판매를 원할 경우 계속해 환경교육 게시판을 겸한 무인판매대를 무료제공하겠다고 밝혔다.
〈金敬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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