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원장으로서 이 조직을 이끌고 있는 김우룡 방송위원은 31일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방송 기득권을 깨고 미디어 산업의 새 판을 짤 때”라며 “(일부 반발이 예상되지만)학자적 양심에 따라 개혁이 필요한 부분에 목소리를 내겠다”고 말했다. 또 “방송위원회 대신 만들어지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참고할 수 있도록 보고서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미래방송 특위’의 출범 배경은.
“현 방송 상황은 한마디로 난맥상이다. 정책은 말할 것도 없고 콘텐트만 지적해도 문제는 수두룩하다. KBS·MBC·SBS의 연예오락 프로그램을 보면 모두 똑같다. 연예인들이 신변잡담이나 하고…. 미디어 정책의 큰 흐름이 바뀌는 이 시점에서 방송의 현주소를 되돌아볼 필요성을 느꼈다. 바람직한 정책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봤다. 영국에선 10년마다 방송산업 보고서가 나온다. 우리도 그런 보고서를 만들기 위해 전문가들을 총망라했다.”
-현 방송 구조에 대해 어떤 문제 의식을 갖고 있는가.
“학자마다 의견이 다르지만 방송 시장이 정상적이지 않다는 건 대부분 인정한다. KBS는 물론이고 라디오·케이블을 합쳐 공영적 성격의 채널이 10개가 넘는다. 이런 나라가 어디 있는가. 공영은 더 공영다울 수 있고 민영은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
-하지만 기득권을 건드릴 경우 방송사 노조 등의 반발이 예상된다.
“우린 차기 정부의 정책 실현자가 아니다. 따라서 부담이 적다. 학자의 양심을 걸고 정면 돌파할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의 ‘건전성’도 연구 분야인가.
“뉴미디어 등장으로 채널이 많아졌지만 프로그램 다양성이 보장됐는가 하는 건 다른 문제다. 경쟁이 심화되면서 성(性)과 폭력이 넘쳐나고 있다. 지상파방송 역시 선정적인 내용이 가득하다. 음란물 범람을 막을 강력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KBS·MBC·SBS의 시장 독과점에 대한 생각은.
“이들 지상파가 수익 면에서 케이블 시장의 반을 차지한다. 지상파가 위협받고 있다는 건 허구다. 이들은 경영기술이 불필요할 정도로 뉴미디어에서도 독점을 실현하고 있다. 반드시 시정돼야 할 문제다.”
-신문·방송 겸영에 대한 생각은.
“매체 간 벽을 허물 때다. 문자다중방송의 예에서 볼 수 있듯 TV는 점차 텍스트(text)화하고 있다. 반면 신문은 디지털화한다. 자연스러운 기술의 변화를 인위적으로 막을 수 없다. 일부 매체가 여론을 독점할 거라고 주장하는 건 지나친 편견이다.”
-보도 채널과 종합편성 채널의 허용 문제는.
“보도 채널을 묶은 건 다양성 구현을 위한 고육책이었다. 뉴스는 아무나 다뤄선 안 된다는 고정관념도 있었다. 그러나 솔직히 민주국가 어디에서 정부 허가 받고 뉴스를 내는가. 세계적으로도 규제완화의 시대다. 전향적 접근이 필요하다.”
-최근 한 언론에 “방송위원장과 KBS 사장이 사퇴하지 않으면 판 엎는 초강수가 나올 것”이란 발언을 했다고 보도됐는데.
“기자가 한국외국어대 제자라고 전화를 걸어와 일반 관행을 얘기한 것뿐인데 발언을 완전히 왜곡했다. 둘이 통화하고 ‘파문’이라고 쓰더라. 해당 언론에 대해 정정보도를 청구해 놓은 상태다.”
글=이상복 기자, 사진=김태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