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高 日기업 생존전략-재고 제로.공장자동화80엔臺 대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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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東京=郭在源특파원]지난해 6월 달러당 1백엔대를 돌파한이래9개월만에 90엔도 깨지는등 급격한 엔高가 이어지고있는 가운데일본기업들은 본격적인 대경쟁(大競爭)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규정하면서 나름대로 마련한 생존전략을 펼치고 있 다.
도요타(豊田)자동차의 경우 1엔이 오르면 연간1백억엔의 손실이 생긴다는등 엔고영향을 발표하면서 자구책을 강구하고 있다.
상당수의 기업들은 작년 엔고때부터 이미 달러당 80엔시대에 대비한 전략을 짜놓았으며 이제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제조업체들은 지금까지 생산과 관계없는 간접비용을 줄이는 노력은 할만큼 해왔다.조선업계의 해외부품조달확대,전기전자업계 의 해외생산이전도 상식적인 사실이 돼버렸다.이제부턴 보다 근본적으로 생산현장인 공장의 개혁에 손을 대고있다.그 특징은 크게 다섯가지 방향으로 요약된다.
즉▲기능공의 활용으로 유연한 생산라인편성▲팔리는 분만큼만 만드는 재고 제로화▲제품신선도를 유지하기위한 스피드생산▲무리하지않게 공장규모에 맞는 자동화▲새로운 기술의 생산기지화등이다.
소니의 경우 8㎜비디오일체형 VCR공장(아이치縣 소재)은 제품수출비율이 80%를 넘어 엔고는 치명적이랄수 있는데 활기를 잃지않고있다.올해는 95엔,내년에는 90엔,2년후인 97년에는85엔으로 이미 환율을 상정해 놓고 이른바 「다 기능공 스파이럴라인」이란 조립라인을 편성했다.사방7~8m의 공간에 빙빙 돌아가는 작업대를 만들어 거기에 3명의 공원이 배치돼 부품을 조립하는 방식이다.생산성이 1.5배로 올랐고 대당 제조시간도 75분에서 15분으로 줄이고 있다.
작년1월 총투자액 5백58억엔을 들여 만든 닛산(日産)의 후쿠오카(福岡)공장은 「21세기 닛산의 모델공장」이라는 이름을 내걸었다.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2천~3천㏄급 세피로승용차는 도요타의 마크Ⅱ,미쓰비시의 디어맨티,혼다의 인스파이 어등과 경합하고있다.닛산이 승산이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게 생산스피드를 높이는 공정간소화다.엔진설계와 설비설계를 동시에 진행한것.닛산은여타 엔진공장에 비해 공정수가 40%삭감됐고 조립공정의 자동화율이 50%에서 70%로 올랐다.
부품1백만개당 불량률도 종래의 공장은 5백건이 목표였는데 이공장은 1백17건밖에 안된다.공장관계자들은 「지금부터 이 공장의 진가가 발휘될것」이라고 기대한다.
리코의 복사기.팩시밀리본체생산라인은 「다품종 동시혼류(混流)생산」을 시작했다.동일 라인에 기본모델 4~5기종,약간의 차이가 있는 모델 7~8종이 항시 흐르고있다.한사람의 근로자가 여기에 즉각 대응할수 있는 체제다.2년후 생산성을 35%정도 올리면 달러당 85엔대는 무난히 넘어갈수 있다는 계산이다.
일본의 유력 기술평론가인 가라쓰 하지메 동해대교수는 『이런 대경쟁의 시대에 제조업체가 살아남는 방법은 가장 빨리 수요를 맞춰주는 생산스피드화와 아울러 소재가공기술과 남이 흉내낼수 없는 기술을 확보하는길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특히 일본수출의 60%가 부품등 자본재이기 때문에 소재가공기술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전자기계부품의 무라타(村田)제작소는 달러당 40엔대에도 성장할수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이다.
사실상 지금 기업들이 걱정하는것은 자체문제가 아니다.경기가 전반적으로 침체돼 수요부진이 계속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이냐는 점이다.경기침체에선 그들로서도 어쩔수 없는 것이다.기업들이정부에 조속히 내수촉진책을 요구하는 것도 이때문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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