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참 製紙人 李鍾大 제지協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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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한국에 화장지문화를 도입한 유한킴벌리의 이종대(李鍾大.62)사장이 사장에 오른지 15년만에 경영일선을 떠났다.
그는 지난달 27일 사장직을 문국현(文國現.46) 수석부사장에게 물려주고 자신은 이사회장으로 물러앉으며 이달 제지연합회장으로 선출돼 또다른 「제지인생」을 맞게 됐다.
대학 재학중(경북대 사범대 물리학과 3학년)인 54년부터 제지업계에서 일해온 점을 감안하면 업계 투신 41년만에 제지업계현업에서 물러난 최고참 제지인이다.李회장은 국내에서 최초로 화장지제조 설비를 만들어 화장지를 생산했으며 화장 지생산 설비도수출했다.
그는 61년 풍국제지공장장으로 근무할때 무궁화화장지라는 우리나라 최초의 화장지를 내놓았다.유한양행과 미국 킴벌리클라크社와의 합작으로 유한킴벌리가 설립된 후 원지를 수입해 가공판매만 하자는 미국측의 주장에 맞서 자체기술로 제작한 원 지(原紙)기계를 설치,원지를 생산한 점은 국내 기술자립의 큰 획을 그은 일로 평가된다.
외국과의 합작기업이 실패로 끝난 사례가 많은 가운데 가장 모범적인 합작회사로 키운 점도 그의 뛰어난 경영솜씨를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제지연합회장으로 제지업계 공동이익을 위한 원료 공동구매등을 추진하는 한편 원로제지인들이 모여 얘기도 나누고 기술도 후진에게 전수해줄 수 있는기술사랑방을 반드시 개설할 것』이라고 밝히며 새로운 각오를 펴보였다. 洪源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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