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창작, 중국 배우 윈-윈 전략으로 갈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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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사회주의 시장경제라는 두 가지 모순을 한 데 섞은 중국은 공산당 체제와 자본주의라는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쫓아야 하는 난제에 늘 부딪힌다. 그 대표적인 예가 ‘중국대외문화집단공사’(中國對外文化集團公司·China Arts and Entertainment Group)라는 기관이다. 간단히 정리하자면 ‘중국대외문화집단공사’는 정부의 공기관이면서도 공연예술 분야 최대 기업이라는 성격도 동시에 지니고 있다. 중국 공연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이 기관의 장위(張宇·사진)대표를 만나 중국 공연 시장의 현주소를 들어봤다.

 -한국인에겐 여전히 낯설다. 중국대외문화집단공사를 설명해 달라.

 “몸집을 불려 2004년 4월에 탄생했다. 50여년 역사의 중국대외연출공사(공연분야)와 중국대외예술전람중심(미술분야)이란 두 조직을 통합했다. 2003년 ‘문화체제개혁’이란 모토아래 관련 법규를 정비했기 때문에 만들어질 수 있었다. 기본적으론 비영리성을 추구해 해외와 문화 교류, 예술 축제를 주관하지만 산하 단체에선 외국 기업과 상업적인 작업을 한다. 19개 자회사를 갖고 있다.”

 -어떤 공연들을 올렸는가

 “10년전 자금성 앞에서 공연한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의 투란도트가 대표적인 작품이다. ‘베이징에서 만나요’(meet in Beijing), 아시아예술제 등도 우리가 주관하는 축제다.”

 -기획 뿐만 아니라 제작에도 관여하고 있는가.

 “현재 상하이에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는 ‘시공지여’가 있다. 중국 기예단과 캐나다 등 창작진의 합작품이다. 우리의 전략은 중국적인 요소를 활용하되 해외의 우수한 인력들을 끌어들여 작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중국의 스토리만을 강조해서 세계적인 보편성을 얻기란 힘들다. 국제적인 시각이 절실하다. 외국의 창작진과 중국의 배우라는 개념으로 정리할 수 있다. 윈-윈 전략이다.”

 -한국의 문화경쟁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난타를 봤고, 지하철 1호선도 베이징에서 공연한 바 있다. 난타엔 지혜·유머·기발함 등이 넘쳐났고, 지하철 1호선은 독일 원작을 토대로 하면서도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냈다는 면에서 놀라웠다. 한국엔 현대 예술의 흐름을 정확히 꿰뚫고 있는 젊은 창작진이 많다. 그러면서도 한국적인 원형들을 적절히 스며들게 만든다. 한국 문화 산업의 저력이다.”

 -그렇다면 중국은 문화 산업에서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가.

 “중국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오래됐다는 건 자칫 낡기 쉬운 단점도 있다. 그래서 언제나 새로운 외부의 자극이 필요하다. 단 일방적인 수입이 아닌 양방향간의 소통이 되야 한다. 그걸 토대로 현대화·보편화시켜 해외로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영국의 셰익스피어 혹은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브랜드화 작업이 중요하다.‘홍루몽’과 같은 작품을 세계적인 콘텐트로 알리는 데 주력하고자 한다.”

베이징=최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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