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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이 애완동물보다 좋은 이유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44호 19면

최근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영되고 있는 리얼리티 프로그램 ‘너는 펫’은 연상의 여성과 연하의 남성이 함께 지내며 발생하는 여러 가지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예상대로 조금은 퇴폐적이거나 자극적인 장면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 아이디어의 오리지널은 2003년 방영됐던 일본 드라마 ‘너는 펫’에서 따온 것이다.

조원희의 일드열전 <13> 너는 펫

오가와 야요이의 동명 히트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21세기 현대 여성들의 강인함 속에 숨어 있는 연약한 부분을 건드리는 전략을 선택했다. 도쿄대를 졸업한 신문기자 스미레는 빼어난 미모에 격투기가 취미인 그야말로 ‘완벽녀’다.

학력·커리어·외모가 모두 높은 ‘3고 여성’이지만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것을 요구하지 못하는 우유부단한 성격을 숨기고 있다. 오래 사귀던 남자 친구에게도 차이고, 성희롱을 하는 부장을 때려눕히는 바람에 좌천까지 당한 스미레는 집 앞에서 버려진 상자 하나를 줍는다.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새끼 고양이가 아니라 상처 입은 미소년이다. 이 미소년은 갈 곳이 없다고 한다. 스미레는 이 미소년에게 모모라는 이름을 붙이고 애완인간으로 기르기 시작한다.

드라마 ‘너는 펫’은 남자보다 강인해야만 살아남는 비정한 도시 속에서 자신의 커리어도 잃지 않고 또 사랑도 잃어버리지 않는 여성의 삶을 나름대로 진중하게 그려내 좋은 평가를 얻었다. 또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흐뭇한 미소년을 애완동물처럼 기른다는 구성 자체가 주는 판타지 역시 호소력이 있었다.

‘너는 펫’ 최고의 매력은 방영 당시 갓 스무 살이었던 미소년 마쓰모토 준의 상큼함이다. 계급적으로 우위를 점령하면서까지 소유하고 싶은 남자로 잘 어울리는 캐스팅이다. 2003년 TBS에서 방영됐고, 일본 드라마 개방 첫 해인 2004년 한국에서 방영돼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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