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웅 카드’가 던져졌다. 75년 하이트의 전신인 조선맥주에 입사한 윤 사장은 정통 ‘맥주맨’이다. 96년 전무로 일할 때 맥주업계의 만년 2위였던 회사를 부동의 1위로 끌어올렸다. 외환위기 직후인 99년 사장에 취임해 360%에 달하던 회사 부채비율을 102%까지 낮췄다. 2006년 하이트맥주의 맥주시장 점유율은 사상 최고치인 60%를 기록했다. ‘하이트 맨’이라는 수식어가 그에게 붙었다.
하지만 소주업계는 높은 알코올 도수만큼 독했다. 사장 취임 후 두 달간 시장 점유율은 45%까지 떨어졌다. “맥주 하던 사람이 소주를 알겠나” 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생각으로 밤낮을 뛰었죠.” 그는 “주류업계에서 2등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7월에 드디어 점유율 50%를 회복했다. 8월에는 간판 상품인 ‘참이슬 프레시’의 도수를 19.5도로 낮춰 내놓으며 소주 도수 전쟁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순익 346억원을 달성해 부도 이후 처음으로 자본잠식 상태에서 탈출해 재상장 요건을 갖췄다.
9일로 윤 사장의 구원투수 역할은 막을 내리는 셈이다. 그는 올해 본격적인 공격 투구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국내 시장에서 시끄럽게 싸우지 않고 올림픽이 열리는 중국시장에서 한판 싸워 보고 싶다”고 말했다.
문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