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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재 거의 진화 본격 복구작업-關西 대지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이번 지진피해가 집중된 고베(神戶)시내에서는 나가타(長田).스마(須磨)등 3개區를 중심으로 18일 저녁까지 발생했던 2백50개소의 화재가 거의 진화됐으나 일부 지역에서 새로운 불이 나 밤새도록 하늘을 붉게 만들었으며 19일 오 전에도 꺼지지 않고 있다.
자위대등에서 파견된 구조대원들은 긴급작업이 어느 정도 해결됨에 따라 고베市 한신(阪神)고속도로 고가(高架)붕괴현장의 자동차를 크레인으로 철거하는등 복구작업을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그러나 효고(兵庫)현 재해대책본부는 주민들이 건물등에 매몰된것으로 추정되는 곳이 아직도 8백개소이상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진으로 인한 재해민은 약25만명.이들은 학교 교실이나 강당.체육관.구청회관등에 임시 수용돼 있다.
○…인명피해는 실종.중상자 가운데 숨지는 사람이 계속 나오고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종자들은 대부분 건물밑에 깔려 있는 사람들이어서 살아있다 해도 구조작업이 난항을 겪을 경우 생존이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건물더미속에 묻혀있다 21시간만에 구출된 한 노인(70)은 18일 역시 건물더미속에 갇혀있던 아내가 부르는 노래 덕분에 고통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10층 아파트가 붕괴돼 건물더미 속에 묻힌뒤 주변에서다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들에게 힘을 줘야겠다는 생각에서『고추잠자리』라는 일본동요를 불렀다고 밝혔다.
○…수십만명의 고베주민들이 市탈출에 나서고 있다.
이들 주민들은 폐허로 변한 시가지를 뒤로 한채 도보나 자전거.자동차를 이용해 빠져나가고 있으며,일부 주민들은 붕대를 감은채 절뚝거려 전쟁난민들을 방불케 하고 있다.
히로이야마 마코토는 아내와 모친.아이를 다른 곳의 친척집으로보냈다면서『이곳은 위험하고 물조차 없는데 이런 곳에 노모(老母)와 아이를 그냥 둘 수 없다』고 말했다.
시내 곳곳에서는 가스누출에 의한 경보음이 하루종일 울리는등 가스폭발 위험성도 높아지고 있다.스마區의 주민 7만여명은 이날인근 지역 공장탱크에서 가스가 새어나와 다른 곳으로 소개되기도했다. ○…지진 부상자들로 초만원을 이루고 있는 고베시내의 병원들은 식료품과 전력.식수.의료장비 부족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있으며 특히 사망자 수용도 병원의 영안실만으론 안돼 불교 사찰까지 안치장소로 쓰이고 있는 실정.
고베시내 1백13개 병원중 지진으로 파괴된 곳은 10곳으로 병원으로 후송된 부상자들은 자신들이 응급처치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영안실도 희생자들의 시신으로 만원이 돼 일부는 80여개의 사찰에 안치돼 있다.
○…이번 지진에 놀란 도쿄 주민들 때문에 세이부.미쓰코시등 도쿄시내 백화점등에서는 비상식량과 구급약품.방재장비등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세이부백화점의 한 직원은 18일『방재장비나 비상식량이 남아있느냐는 전화를 수백통도 넘게 받았다』면서『이미 재고가 바닥났다』고 말했다.
○…특수훈련을 받은 12마리의 개와 21명의 요원으로 구성된스위스 구조대가 18일 일본 지진피해지역 구조활동을 돕기위해 스위스를 출발,일본에 19일 아침 도착했다.
이들 수색견 파견은 일본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진 것으로 스위스의 알프스에서 산사태 발생때 매몰된 사람들을 구조하는 특수훈련을 받았다고.
○…북한의 김정일(金正日)은 18일 일본지진과 관련,한덕수(韓德銖) 조총련 의장에게 전문을 보내『모든 재일(在日)조선인들이 일치단결,효고(兵庫)縣 남부지진으로 인한 피해를 극복하길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필리핀에 이어 호주 방문길에 오른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18일 시드니 공항에 도착해 『천주께서 구조작업 관계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실 수 있도록 우리 모두 기도하자』고 연설.
한편 영국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18일 아키히토(明人)일왕(日王)에게 전화를 걸었으며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이번 지진과관련, 2월초 일본을 방문할 예정.
○…순회공연을 위해 일본 오사카를 방문중이었던 미국의 팝가수빌리 조엘은 공연으로 벌어들인 수입을 모두 지진 피해 구호 성금으로 내놓겠다고 천명.
***8시간 자전거행군 ○…고베지역 현지조사에 나선 주일(駐日)대사관및 민단중앙본부 간부로 구성된 7명의 합동구호반(반장鄭貞儉총영사)은 18일 도쿄(東京)에서 오사카(大阪)까지 신칸센(新幹線)열차로 이동,오후 3시40분쯤 도착했으나 도로파괴 등으로 8 시간동안 자전거를 이용하는 악전고투끝에 18일밤 늦게 고베市에 도착.
구호반은 오사카에서 총영사관 관계자들과 고베시 진입을 위한 교통편을 백방으로 찾았으나 차량통행이 불가능하자 오사카총영사관을 통해 긴급히 자전거를 입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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