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적한 프랑스 시골마을 핸드볼 경기장 꽉꽉 찼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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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디종체육관에서 만난 파스칼 브르에뉴<左>와 제자 마르고 피에종<中>, 카티자 아브리즈.

프랑스의 디종은 부르고뉴 지방에서도 가장 질 좋은 포도주를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한 곳이다.

인구 30만 명의 조용한 농촌 마을 디종이 요즘 뜨겁게 달아올랐다. 세계여자핸드볼선수권대회 본선 2조 경기가 치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본선 1조에 속해 디종에서 한참 떨어진 메츠에서 경기를 하고 있지만 디종시립체육관은 연일 만원 관중이다.

디종 시민뿐 아니라 주위에서도 핸드볼 경기를 보러 찾아온다. 200㎞가량 떨어진 니에브르 지역에서 왔다는 파스칼 브르에뉴(48)는 “먼 길을 왔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볼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지역 아마추어 핸드볼팀인 US샤리트와즈의 유아팀 감독인 그는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경기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라며 유소년 선수 2명을 데리고 왔다. 프로 선수가 되는 꿈을 갖고 있는 카티자 아브리즈(15)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뛰는 것을 보니 가슴이 벅차다”며 “프랑스 국가대표가 돼 지금 뛰고 있는 선수들처럼 되고 싶다”고 수줍게 말했다.

3700석 규모의 디종시립체육관은 경기가 시작되기 한 시간 전에 가득 찬다. 그림 같은 플레이가 나오면 기립박수가 터져 나오고, 거친 반칙을 하는 선수에겐 야유를 퍼붓는다.

입장료는 30유로(약 4만원). 상당히 비싸지만 티켓 한 장으로 세 경기를 모두 관전할 수 있고, 맥주 값도 포함돼 있다. 관중은 오후 내내 경기장에서 지내면서 경기 간 쉬는 시간에는 입구에 마련된 맥주를 마시기도 한다. 한국팀 김진수 단장은 “한국에서는 4만원을 주고 오라고 해도 안 올 텐데”라며 유럽의 핸드볼 열기를 부러워한다.

언론의 관심도 폭발적이다.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인 Sport+는 프랑스 경기를 생중계하는 것은 물론 본선 전 경기를 녹화중계하고 있다. 디종 지역 신문은 연일 대회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디종(프랑스)=장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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