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아파트] 제 2호 선정 봉천동 '관악 푸르지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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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윤미자(45)씨가 서울 관악구 봉천동 '관악 푸르지오'아파트로 이사온 것은 지난 3일. 상도동 28평 아파트에서 남편 그리고 세 아이와 부대끼며 살아온 지 19년 만이다. 새 집에서 윤씨 가족이 보름째 하는 일은 이삿짐 정리. 매일 쓸고 닦고 정리하다 보면 눈에 거슬리는 물건들이 차곡차곡 쌓인다. 낡은 코트, 작아진 아이들 티셔츠, 무늬가 벗겨진 그릇에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 좋아하던 뻐꾸기 시계도 있다.

"쓸데가 있을 것 같아서 싸가지고 왔는데 이제 필요 없어진 게 많네요."

다른 사람 같으면 이삿짐 정리에 지쳐 그냥 내다버렸을 물건을 윤씨는 주섬주섬 모아놓는다. 아파트 단지 안에 설치된 '아름다운 기증함'에 넣기 위해서다.

아름다운 가게와 중앙일보는 17일 2천5백여 가구 주민들이 재활용과 나눔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관악 푸르지오'를 '아름다운 아파트'로 선정하고 현판식을 했다. 지난 1월 27일 '아이파크 분당'을 제1호 아름다운 아파트로 선정한 뒤 두번째다. '아름다운 아파트' 주민들은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단지에 설치된 기증함에 넣고 아름다운 가게는 이를 수거 판매해 수익금을 불우이웃과 나누게 된다.

이날 오전 10시 아파트 단지에서 열린 '제2호 아름다운 아파트' 현판식에는 주민 대표 최병문(71).양승화(52.여)씨를 비롯해 아름다운 가게 박원순 상임이사, 중앙일보 이재홍 상무와 주민 1백여명이 참석했다.

봉천동 토박이인 양승화씨는 "달동네가 최신식 아파트 단지로 바뀌었지만 이웃과 정을 돈독히 하던 우리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어렵게 살아오던 우리가 이제 작은 정성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아파트 신청 및 문의 02-3676-1004.

정형모 기자<hyung@joongang.co.kr>
사진=김경빈 기자 <kgbo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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